화이트퓨처 정기모임에서 특별 강연
LG에서 44년간 경험 강의로 풀어내
권영수 “경청이 무엇보다도 중요해”
‘1등 전도사’, ‘해결사’다운 경영 팁
실패 통해 성공 얻는법 노하우 제시도
직접 쓴 CEO 경영키워드 책자 돌려
황혜진 대표 “후학에 큰 도움된 명강”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 #. 글로벌 네트워크에 강한 황혜진 화이트퓨처 대표(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제프리 존스 전 암참 회장과 한창 교류할때다. 어느날 제프리 존스에 물었다. 한국인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그게 뭐일까 하고. 충격적인 답이 돌아왔다. 사촌이 땅 사면 배 아파하는게 한국인 아니냐고 하더란다. 반쯤은 농이라고 여기긴 했지만, 외국인이 보는 한국인이 바로 그렇구나 생각하니 안타깝고 뭔가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더란다. 그렇게 만든 것이 화이트퓨처(White Future) 네트워크 모임이다. 화이트퓨처는 미래를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들이 상호공감과 협력으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가는 글로벌커뮤니티다. 성공한 사람 또는 성공을 위해 달리는 사람들이 주변인과의 어울림을 통해 개인 발전은 물론 후배의 발전을 돕고, 결국은 서로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힘이 되고 응원하는 이들의 모임이다. 이 화이트퓨처는 정기모임을 갖고 저명인사들을 모시고 강연회도 주기로 개최한다.
지난 11일 서울 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열린 화이트퓨처 특강 모임에는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전 부회장이 참석했다. 권 전 부회장은 영원한 LG맨으로, 44년동안 LG그룹에서 일하며 17년간 주요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두루 거친 이다. 1979년 LG전자로 입사한 그는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LG그룹을 거쳐 LG에너지솔루션 등 LG의 핵심계열사를 이끌었다. 그는 발군의 실적을 창출하는 CEO로도 유명했다. 한때 만성 적자였던 LG디스플레이를 4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 회사로 바꾸며 LCD패널 점유율 세계 1위란 기염을 토했고, LG화학 사장땐 회사를 차량용 배터리 세계 1위로 키우기도 했다. 그래서 그에겐 ‘1등 전도사’, ‘해결사’라는 별명이 늘 따라붙었다. 이런 그에게 화이트퓨처는 경영 관련 특강을 요청했고, 그의 강연 한마디 한마디에 화이트퓨처 회원들은 귀를 기울인 것이다.
“요즘 ‘폭삭’이라는 말이 유행했잖아요? 저도 폭삭 망한 적 있습니다.”
그의 말에 청중이 귀를 쫑긋한다. 제주도 배경 로맨스와 인생, 애순이와 관식이의 삶을 그린 넷플릭스 인기작품 ‘폭싹 속았수다’에서 차용한 ‘폭삭(폭싹은 비표준어)’을 빗대 강의를 시작한 것이다. “LG에서 많은 사업을 일궜지만, 망한 것도 있어요. 게임산업에 뛰어들었는데 그때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등이 인기 절정일때 였거든요. 저는 준비가 안돼 있었어요. 무턱대고 뛰어들다 망했죠. 큰 교훈을 얻었습니다.”
권 전 부회장은 그때의 경험이 LG디스플레이나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에서의 경영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실패를 통해 일어나는 법을 깨우쳤다는 것이다.
그는 경영이란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고 했다.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선 경청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경청이라는 것은 무지하게 어려운 거예요. 정말 어렵고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한 것입니다. 직원들 표정 하나 하나를 읽어야 하고, 그들의 습관을 관찰하고 큰 공력을 들이고 신뢰를 주어야 합니다.”
그걸 잘 하려면 뭣보다 경청을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 전 부회장이 이런 뜻에서 강조한 ‘예스 철학’도 설득력 있게 마음 속에 스며든다. 그에 따르면 직원들이 대답하는 ‘예스(Yes)’에는 3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동의한다(I agree), 또 하나는 이해한다(I understand), 또 다른 하나는 그만(Shut up)이다. “직원들이 ‘예’ 하면 무조건 예스가 아니다. 동의한다는 것은 공감하니까 잘 하겠다는 뜻이고, 이해한다는 것은 ‘알았다, 다만 나머진 제가 알아서 하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인 ‘그만해’는 ‘듣긴 했는데 이제 그만하셔’란 뜻이다. 경청을 하다보면 직원들이 하는 예스가 무슨 뜻인지 알게된다. 이것을 파악하는 게 사람의 마음을 얻는 근본적인 기술이자 경영 노하우”라고 했다.
권 전 부회장은 사업성공 비결에 대한 그만의 세가지 팁도 제시했다. 바로 ▷사업의 근본적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 수립 ▷인재 발굴 및 적재적소 배치 ▷직원의 마음을 얻고, 더 중요한 것은 직원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일하도록 만드는 것 등이다. 그는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선 특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들며, 예를 들어 디스플레이 사업에 있어서는 수율이 무엇보다 중요해 파우치 타입 배터리(Pouch Type Battery) 제품력 제고에 올인했다고 소개했다. 배터리 사업 역시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의 대표적인 사업으로, 철저히 차별화된 경쟁력 강화에 힘썼다고 했다. 통신사업의 경우엔 새 시대 화두인 5G 투자가 성공을 결정짓기에 재빠른 판단으로 적재적소 투자를 단행했다고 했다.
그는 ‘겸손한 자신감(Humble Confidence)’이 일등기업과 일등인재의 근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권 전 부회장은 “글로벌 일등기업으로 가기 위해선 겸손하고 겸허한 자세가 바탕이 돼야 한다”며 “특히 나이가 들고 직급이 올라갈수록 겸손한 자세는 점점 중요해진다”고 했다. 겸손한 자신감은 멈춤이 없는 도전의 기본 소재라고도 했다. 그는 “앨런 조지 래플리 전 P&&G 최고경영자는 능력을 믿되 끊임없는 배움의 문을 열어놓는 겸손한 자신감을 늘 강조했다. 여기 계신 젊은 CEO들 역시 겸손한 자신감으로 늘 멈추지 않고 배우는 자세로 기업을 하면 다들 성공할 것”이라고 해 박수를 받았다.
황혜진 화이트퓨처 대표는 “성공한 CEO로서 오늘 명강의를 해주신 권 전 부회장님께 감사드리며, 오늘의 경영 키워드 특강이 화이트퓨처 회원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특히 젊은 경영자들이 더 높게 발전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이날 특강에는 화이트퓨처 50여명 회원을 비롯해 임종인 대통령 사이버특보, 진홍석 한국마이스융합리더스포럼 회장, 윤형재 서양화가, 김영상 코리아헤럴드 사장 등이 참석했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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