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데스크, 게티이미지뱅크, 신동윤 기자 제작]
[코인데스크, 게티이미지뱅크, 신동윤 기자 제작]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한 번 자신이 친(親)가상자산 대통령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관련 산업 발전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냈지만,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을 비롯해 주요 가상자산들은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대부분의 가상자산 가격이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가상자산 컨퍼런스에서 화상 연설에 나서 “가상자산 산업은 폭발적인 경제성장을 끌어내고 미국 달러의 지배력을 확대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여러분과 같은 개척자들은 은행 및 지불 시스템을 개선하고 미국 소비자와 기업 모두를 위해 더 큰 개인정보 보호와 안전, 보안, 부를 증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위해 “달러를 담보로 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할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해 대선 때부터 친가상자산 기조를 분명히 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집권 2기 출범 이후 가상자산 전략 비축 행정명령 서명, 정부 규제 완화 입법 요청, 백악관 디지털 자산 서밋 개최 등 자신의 가상자산 진흥 정책을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상자산 전략 비축에 대해선 “보유 자산을 장기적 가치의 일부에 불과한 금액으로 어리석게 매도하는 대신 그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며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판했다.

또 바이든 정부 시절 가상자산 규제에 대해선 “정부를 통한 일종의 법 집행, 무기화였다. 솔직히 수치스러운 일이었다”며 “그러나 1월 20일(대통령 취임일)부터 모든 것이 끝났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오랫동안 가상자산 최고의 자리에 있을 것이고, 우리는 그 자리를 지키기를 원한다. 나는 이미 가상화폐 업계의 에너지와 열정이 우리나라를 건국한 정신과 같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함께 미국을 이론의 여지가 없는 비트코인 슈퍼파워이자 세계 가상화폐 중심지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에 또 한번 친화적인 발언을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았지만, 주요 가상자산들의 가격은 오히려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중계앱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7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2.21% 하락한 8만4070.74달러를 기록헀다. 전날 오전 9시께 8만7000달러 대까지 순간적으로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낙폭은 더 크게 보인다.

같은 시각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 대장주 이더리움도 3.40% 하락한 1976.74달러에 머물렀고, 엑스알피(XRP, -4.22%), 솔라나(-4.62%), 카르다노(-2.84%), 도지코인(-4.08%) 등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제 더이상 가상자산 시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자산 우호적 발언은 호재가 되지 못하는 소진된 재료”라면서 “정부 자금을 투입해 비트코인을 비롯해 추가로 가상자산을 매입해 비축에 나선다는 등의 새로운 소식이 없인 정책적 모멘텀을 받기 힘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가상자산 업계 내에선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세에 올라탈 경우 9만5000달러 내외에서 저항선이 형성될 수 있다는 기술적 분석이 나왔다.

더크립토베이직 등에 따르면 피보나치 확장(Fibonacci extension) 분석을 기반으로 비트코인이 추가 상승할 경우 78.6% 피보나치 레벨인 9만4959달러를 테스트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가격대를 돌파하면 다음 목표 가격은 10만 6184달러 및 12만 452달러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반면, 단기 조정이 발생할 경우 비트코인은 8만달러 선(50% 피보나치 레벨)을 다시 테스트할 가능성이 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