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2006년 7월, 케이블 채널 Mnet ‘리얼다큐 빅뱅’은 당시로선 이례적인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었다. 연습생 6명 중 5명의 멤버를 발탁, 보이그룹 빅뱅의 데뷔과정을 보여줬다. 당시 승리는 탈락의 문턱에서 자신이 빅뱅에 합류해야 하는 이유를 다섯 가지로 설명했다. ‘10대 팬의 공략’, ‘다른 멤버에겐 없는 귀여움’, ‘어디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당당함’, ‘안무 창작 능력’이 승리가 언급한 이유였다. 마지막 한 가지 이유는 “빅뱅의 멤버가 된 이후에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승리의 자신감이 양현석 사장에게 통했다. 리더 지드래곤은 데뷔 10주년을 맞아 지난 시간을 떠올리며 승리가 살면서 제일 잘한 일은 “이 다섯 가지 이유를 말한 것”이라고 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데뷔한 빅뱅이 어느덧 데뷔 10주년을 맞아 K-팝의 역사를 움직이는 ‘문화아이콘’이 됐다. 빅뱅은 4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에스-팩토리’(S-FACTORY)에서 열린 데뷔 10주년 기자간담회에를 통해 “이렇게 10년간 사랑받으며 살 수 있다는 것만으로 큰 복”이라며 거듭 감사인사를 전했다.
등장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빅뱅은 더이상 수식어가 필요 없는 그룹으로 자리했다.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톱스타이자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그룹이며, 현재를 대표하는 ‘시대의 아이콘’이다. 10주년 기자간담회는 국내 언론은 물론 CNN 등 외신까지 참석, 빅뱅의 위상을 증명했다.
지드래곤은 “빅뱅의 10주년은 저희를 봐주신 분들께 더 뜻깊은 날이라고 생각한다”며 “함께 이런 시간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 소중하다”고 말했다.
지금이야 흔해진 데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지만 2006년 당시엔 파격적인 포맷이었다. 이 프로그램에서 최근 비스트에서 탈퇴한 장현승이 탈락하고 5명의 멤버로 빅뱅은 가요계에 발을 디뎠다. 지난 10년의 활동기간 동안 히트곡은 셀 수도 없다.
빅뱅 역시 등장 당시엔 대형 기획사가 철저하게 ‘기획’한 아이돌그룹일 것이라는 인식이 많았다. 그러나 빅뱅은 데뷔 초부터 작사, 작곡, 편공에 안무, 앨범 콘셉트에 참여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2007년 발표한 ‘거짓말’의 메가히트는 싱어송라이터 아이돌의 표본이 된 곡이다. 리더 지드래곤을 중심으로 스스로의 음악색깔을 만들어나간 것이 빅뱅의 위치를 공고히 해준 강력한 무기였다.
그 시간을 지내온 멤버들의 마음에도 다양한 기억이 오갔다. 지드래곤은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좋은 일도 있었고 나쁜 일도 있었다. 힘든 일도 많았다”는 말로 빅뱅의 지난날들을 돌아왔다.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연습생 시절이에요. 연습생 때 하도 뺀질거리다 보니 (양현석) 사장님이 집에 가라고 했는데, 그 때 집에 안 간 게 인생에서 가장 잘 한 일 같아요. 데뷔 이후 많은 사랑을 받고,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 있지만, 그 때가 없었다면 지금도 없으리라 생각해요. 요즘에도 큰 공연이 있기 전에는 그 때의 모습을 떠올려요.”(지드래곤)
태양은 요즘 들어 부쩍 “행복하다”는 말을 자주한다고 한다. “연습생 때는 가수가 되는게 큰 꿈이었지만, 가수가 돼 하고 싶은 건 지금부터 이뤄나가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요. 음악, 무대를 떠나 빅뱅 멤버 5명을 만난 것이 제 인생에서 가장 잘 한 일이에요. 이 5명이 저한텐 정말 소중해요.”(태양)
승리에게도 빅뱅 멤버 다섯 명을 만난 건 “가장 좋은 일”이다. “개성이 다른 다섯 명이 뭉쳐 어떻게 10년 동안 함께 팀을 할 수 있었나 싶을 정도”라고 했다.
맏형 탑 역시 멤버들이 워낙에 사이가 좋고 다툼이 없어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지금 이 모든 순간이 감사함의 연속이다.
“어릴 땐 마음의 여유가 없어 우리가 사랑받고, 주목받고 있다는 것에 대해 피부로 느끼지 못했어요. 그 다음날을 예측할 수 없는 생활이었죠. 이제서야 하루하루 빅뱅으로 살고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며 행복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어요.”(탑)
이미 지난 10년 최정상을 지켜왔다. 빅뱅의 멤버들은 이제 ‘넥스트 스텝’을 고민한다. 다섯 멤버들은 아직 입대도 결정되지 않았다. 지드래곤은 “나라의 부름을 받으면 언제든 갈 생각”이라며 “다만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기 때문에 시간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빅뱅 다섯 명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발 더 앞서 앞으로 자라날 세대에게 문화적으로 공헌하는 그룹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태양 역시 “저희가 좋아하는 일을 해나가면서 앞으로 자라날 아티스트라든지 많은 사람에게 문화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이끌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빅뱅의 바람을 전했다.
“군 제대 이후의 빅뱅이요? 우선은 국방의 의무를 잘 마치고 난 다음의 문제일 것같아요. ‘빅뱅을 계속한다, 안 한다’가 아니라 우리는 빅뱅일 것이고, 다섯 명이 계속 함께할 사람들이라는 믿음과 확신이 있어요.”(지드래곤)
“군 제대 이후에도 사랑받을 수 있다면, 사랑받는 그 날까지 계속 빅뱅으로 활동하고 싶어요. 사랑받지 못 한다면 하고 싶어도 못 할 거라고 생각해요.”(탑)
오는 8월 19일로 데뷔 10주년을 맞는 빅뱅은 현재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빅뱅의 10년을 기록한 사진과 각종 자료를 선보이는 전시회 ‘빅뱅10 더 엑시비션(BIGBANG10 THE EXHIBITION) : A TO Z’가 5일부터 10월 30일까지 성수동 S팩토리에서 열린다. 오는 20일에는 6만석 규모의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기념 콘서트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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