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C=서상범 기자]2만여명이 사망한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지진에 익숙한 일본에게도 전례 없던 참사였습니다. 당시 참화를 딛고 복구에 여념없던 일본에서 화제가 된 인물이 있었습니다. 일본 정부 내각의 사무를 총괄하는 당시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입니다.
깔끔한 이미지가 트레이드 마크였던 에다노 장관은, 지진이 발생하자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했습니다. 헝클어진 머리카락, 충혈된 눈. 단정한 모습은 사라지고, 초췌한 중년 남성의 모습이었습니다.
에다노 장관은 지진 발생 후 일본 정부를 대변하는 역할을 맡았고, 매일 수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상황, 복구작업 현황 등을 발표하는 강행군을 이어나갔기 때문입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당시 에다노 장관은 100 시간 넘게 잠을 자지 못했던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이런 그의 모습은 당시 불안에 휩싸였던 일본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의 대상이 됩니다. 특히 트위터 등에서는 ‘에다노 제발 잠을 자라’라는 해쉬태그가 유행했는데요. 수면 부족으로 지친 상태에도 매일 지진 현황을 브리핑하는 그의 모습에 대한 응원의 메세지였습니다. 에다노 장관의 사진을 합성해 그가 수면을 취하고 있는 사진도 화제를 일으켰죠.
실제 에다노 장관이 지진 발생 후 4일이 지난 뒤 잠을 자러 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드디어 에다노가 잠을 자러 갔다”라는 해쉬태그가 SNS에서 수천번 이상 공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도 에다노 장관은 지진 피해 복구 현장에 발벗고 나서며 일본의 차세대 지도자로 급부상하게 됩니다. 기존의 단정한 엘리트라는 트레이드 마크 대신, 100시간 넘게 잠을 자지 않고 일을 한 정치인이라는 수식어가 붙고 있죠.
한편 이런 에다노 장관의 일화는 최근 경주 지진 당시의 우리 정부 대응과 대조되며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기상청의 지진 대응 매뉴얼에 ‘장관에는 가능하면 아침에 전화 보고하라’는 문구가 알려지면서 더욱 극명한 대비를 나타냈죠.
긴급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국민이 믿고 의지해야 하는 것은 국가입니다. 100시간이 넘게 잠을 자지 않은 주무 장관이 있는 나라와 한밤중에는 장관을 깨우지 말라는 매뉴얼을 가진 나라. 무엇이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나라인지는 굳이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동일본 대지진과 경주 지진의 피해 규모가 확연히 다른 만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상 초유의 지진에 불안감을 가졌던 것은 우리 국민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지진이라는 거대한 재해에 대응하는 정부의 체계적이고도, 신뢰감있는 대응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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