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돌아왔다. 폭스뉴스의 모회사인 21세기 폭스는 21일(현지시간) 여성앵커를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추문에 휩싸인 로저 에일스(76) 폭스 뉴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자진사임했다고 밝혔다. 에일스가 사임하면서 폭스뉴스는 루퍼트 머독(85)이 대행 회장 겸 CEO 역할을 하게 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루퍼트 머독이 직접 대행경영에 나선 이유가 대형언론 기업인 21세기 폭스의 이미지 쇄신과 주가 유지를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일스 회장은 폭스뉴스 채널을 미국 케이블 채널 경쟁에서 시청률 1위로 끌어올린 일등공신이다. 그는 20년간 폭스뉴스채널의 창립ㆍ운영을 맡으면서 이익 규모를 21세기 폭스 전체이익의 2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그렇기 때문에 머독은 에일스의 갑작스러운 사임이 폭스뉴스채널 수익에 차질을 가져다 주는 것을 막기 위해 즉각 대행 회장 겸 CEO로 나설 것을 발표한 것이다.
머독의 대행경영은 향후 폭스뉴스 채널의 보도방향을 전환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에일스는 최근까지 미 공화당 대선후보가 된 도널드 트럼프를 둘러싼 각종 논란을 집중보도해 미 최초 24시간 뉴스 전문채널 CNN과 진보성향의 MSNBC 등을 제치고 시청률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에일스는 또 ‘공화당 대표 채널’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해 매출을 공고히 했다. 폭스채널은 공화당 대선경선 토론회에서 트럼프와 폭스뉴스 채널의 앵커 메긴 켈리의 설전을 연출해 2시간동안 2400만 명의 시청자를 끌어모았다. 이때 뉴욕타임스(NYT) 등 언론들은 대통령 선거라는 중요한 행사가 폭스뉴스 채널에 의해 상업적인 미디어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폭스뉴스 채널은 트럼프를 둘러싼 각종 이슈를 집중보도해 담론을 선점했다.
이러한 공헌 아닌 공헌 덕분에 머독은 대행경영을 하며 2018년까지 에일스에게 자문을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독은 “에일스는 지난 20년간 우리 회사와 미국에 엄청난 공헌을 했다”면서 “독립적이면서 위대한 TV 채널에 대한 시각을 함께 공유하고 이를 잘 실행했다”고 높게 평가했다.
머독이 맡는 폭스채널뉴스는 당분간 에일스가 채택한 전선 그대로 가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에일스는 머독의 돈독한 ‘오른 팔’이었기 때문에 머독의 경영지침이 갑자기 에일스의 지침과 달라지기는 어렵다는 것이 다수 언론의 분석이다.
머독은 언론사업 초창기에 자극적인 보도를 주로 다루는 ‘옐로우 저널리즘’을 적극 실천해 비난을 받아왔다. 폭스 미디어를 인수한 이후 자신과 친밀한 관계에 있는 조지 W. 부시 정권과 네오톤을 적극 지지하는 보도를 대량 생산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그러나 머독은 옐로우 저널리즘을 바탕으로 세계 각국의 다른 언론사들은 인수하는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며 호주와 영국 등 서구 곳곳의 매체를 장악했다.
에일스 회장은 폭스뉴스 전 여성 앵커 그레첸 칼슨(50)이 에일스가 자신에게 상습적으로 성희롱 가했다고 고소하면서 몰락했다. 칼슨은 지난 6일 뉴저지 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며 에일스로부터 상습적인 성희롱과 성추행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에일스 회장은 혐의를 부인했지만,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 메긴 켈리도 에일스의 성희롱을 증언하면서 사태가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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