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민중은 개ㆍ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영화 대사를 따라한 것일까, 우민호 감독(영화 ‘내부자들’)이 권력자들의 생각을 읽은 것일까.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영화ㆍ드라마 속 명대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개ㆍ돼지 발언의 원천은 영화 ‘내부자들’이다. 언론사 논설주간 이강희(백윤식)가 비리 행위가 언론에 폭로된 미래자동차그룹 오 회장(김홍파)에게 건낸 말이다.
“어차피 대중들은 개, 돼지들입니다. 뭐하러 개, 돼지들에게 신경 쓰고 그러십니까.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
오 회장의 돈과 이강희의 여론, 대권주자 장필우(이경영)의 권력이 부정 결탁하면서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다 결국 ‘빽 없는’ 검사와 깡패의 노림수에 걸려 패가망신하면서 영화는 끝난다.
현실성이 강한 영화 대사는 그대로 현실에 반영됐다.
대중을 개ㆍ돼지로 폄훼하는 대사는 OCN 금토드라마 ‘38 사기동대’에도 나온다.
57억을 탈세하고도 호의호식하며 살아가는 룸살롱 사장 마진석(오대환)은 가난한 시청 세금 공무원 백성일(마동석)을 스크린 골프장에서 만나자 이렇게 말한다.
“세상 참 평등해졌어. 그죠? 이젠 개나 소나 골프친다고 깝치고. 잘 사는 애들이나 못 사는 애새끼들이나 같은 선생 밑에서 교육받고. 평등 이게 좋은 게 아닌데 정말. 멍청한 사람들이 정말 격 떨어지게….”
세금공무원 관두고 세무사 사무실을 하는 백성일의 선배(김응수)는 악덕 체납자 마진석 편을 들었다.
“부자들은 여왕개미, 법 만드는 사람은 수개미. 너는 병정개미야. 그런데 병정개미 백성이 왜 여왕개미를 공격하냐. 체납 세금 50억 그거 별거 아니야. 월 200만원 버는 일개미들…중략…일개미 저것들이 매달 꼬박꼬박 곳간을 채워주고 있다 이거야. ‘세금 드럽게 많이 떼네’ 좀 투덜거리는 소리만 들어주면 50억, 100억, 1000억 그거 문제도 아니야. 일개미들만 있으면. 그게 일개미들 숙명이야.”
지난 2012년 방영된 SBS ‘추적자’에서 재벌 회장 서동환(박근형)은 아랫 사람이나 가난한 사람을 부리는 법을 이렇게 설명했다.
“동윤아, 니 농사 지어봤나? 지주가 그 수많은 소작농을 우짜 관리하겠노? 그래가 마름이라는 걸 뒀다 아이가. 그란데 몇 년 후가 지나가면 소작농이 지주는 안 무서워하고 마름을 무서워한다.”
서동환은 ‘대중의 생각은 쉽게 흔들린다’는 말도 했다.
“이 나라 백성들 맘을 우예 알겠노. 4ㆍ19가 일어났을 때 민주주의다 뭐다 그래 난리를 치더이만, 한 해 뒤에 5ㆍ16이 일어나니까 민주주의보다 경제 발전이 중요하다고 난리를 쳤다 아이가.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게 이 나라 백성들의 맘인기라.”
KBS 사극 ‘정도전’에서는 고려 말 권문세족 이인임(박영규)의 뼈있는 말들이 화제가 됐다.
“힘 없는 자의 용기만큼 공허한 것도 없지요. 세상을 바꾸려거든 우선 힘부터 기르세요. 고작 당신 정도가 떼를 쓴다고 바뀔 세상이었으면 난세라고 부르지도 않을 테지요.”
“의혹은 궁금할 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감당할 능력이 있을 때 제기하는 것이요”
지난해 방송된 SBS ‘펀치’에는 검찰총장을 목표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달려온 이태준(조재현)이 대사도 권력자의 속성을 내포했다.
그는 “흰옷 입고 세상에 나섰지만 흙도 묻고, 때도 타고, 남들은 야는 흰데 점마는 꺼멓다고 손가락질도 하지만, 장관님. 잊지 마이소. 이것도 설탕입니다”라면서 자신의 비리를 폭로하겠다는 법무부 장관에게 흑설탕을 꺼내 보였다.
검찰총장이 된 이태준은 부하검사인 정환(김래원)에게 “서울지검에서 검사복 입고 일 시작한 기 엊그제 같은데, 저 횡단보도 하나 건너오는데 30년이 걸렸네. 어느 놈은 빨간불에 건너다가 자빠지고 어느 놈은 파란불 기다리다가 넘어지고, 정환아. 니앞에 파란불은 내가 켜주꾸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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