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형주 쇼핑’에 나서면서 코스피 상승을 견인한 결과, 코스피가 지난달 10일 이후 23거래일 만에 200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지 여부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전날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1086억원), SK하이닉스(524억원), POSCO(493억원), 현대차(214억원) 등 대형주를 위주로 매수에 나서면서 총 5820억원을 사들여 코스피 2000선 돌파를 이끌었다. 개인과 기관 투자자가 각각 1873억원과 3813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차익실현에 나선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 배치 등 한국 시장의 지정학적 리스크 부담에도 불구하고 신흥국에 대한 투자 메리트가 확대되면서 대규모 외국인 매수가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증시(다우ㆍS&P) 신고가에 따른 투자심리 안정으로 보인다. 위험자산의 선호도를 하락시킬만한 악재가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아서 향후 1~2개월 정도는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반적으로 신흥국 증시의 수급 환경이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증시로는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면서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매수하는 이유는 정부의 부양 의지와 추가 금리 인하, 2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분간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업종으로는 호실적이 예상되는 IT, 소재(철강), 산업재(건설, 기계)를 꼽았다.
유승선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현실화로 미국 금리인상 시기가 이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신흥국으로 자금 유입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시가총액 대형주 중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IT분야를 비롯해 중국 구조조정과 관련있는 철강업종 등 일부 시클리컬(경기민감) 업종에 대한 매수가 지속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외국인 매수세에 대해 미국의 경기 매크로가 좋아지고 증시가 안정화를 찾아가는 데다 영국의 파운드화도 오르기 시작하면서 투자심리가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움직이는 조짐이 증시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경제 지표가 좋아지고 국제 유가도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적극적인 매도 가능성이 없어 순매수 기조가 유지될것으로 보인다”면서 “제약 및 바이오, 소재, 자동차 부품, 생활용품 등 실적 개선 업종위주로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일부에선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외 변수에 따라 매수와 매도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 순매수 흐름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내보이고 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에 미국 증시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브렉시트 불확실성 완화로 외국인의 매수가 강화됐지만, 다음주 유럽의 7월 경제지표가 발표되면 브렉시트 여파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예상보다 부진할 가능성이 높아 외국인 수급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대내외 불확실성 및 변동성을 고려할 때, 외국인 매수세 지속에 대해 다소 보수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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