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 측 공소사실 모두 인정…정신감정 추가 신청
- 피해자 가족들도 공판 참석…흐느끼고 ‘심신미약’ 얘기에 큰 한숨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수락산 등산로에서 흉기를 이용해 여성 등산객을 무참히 살해한 김학봉이 첫 공판에서 검찰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하지만 심신미약 판정을 위한 정신 감정을 추가로 의뢰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3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11일 열린 첫 공판에서 수락산 등산객 살인사건 피의자 김학봉(61)은 “검찰 측 공소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이어 변호인 측은 “피의자가 편집 조현병을 앓고 있었고 범행 당시 열흘 이상 굶은 상태여서 환청ㆍ망상 증세를 보여 의사결정능력이 떨어져 있던 상태”였다며 심신미약 판정을 위한 정신감정을 의뢰했다.
이에 검찰 측은 “범행 전 한번의 외래진료로 (범행을 저지를 만큼의) 조현병으로 인한 정신 박약 상태였는 지 의문”이라며 “이렇게 재판을 끄는 게 의미가 있나”라며 처음에는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하지만 이후 변호인 측에서 “이전에 15년 형을 살았던 강도살인죄에 대한 재판 당시에도 대구시립정신병원에서 알콜중독으로 치료받았던 병력으로 심신미약 상태임을 인정 받은 바 있다”며 “구속 상태인 관계로 연고자가 마땅치 않아 추가 자료를 첨부하지 못했다”며 해명했다.
이에 재판부는 변호인 측의 정신감정 의뢰 신청을 채택했다.
한편 검찰은 김 씨를 강도살인죄가 아닌 ‘살인’과 ‘강도미수’ 혐의로 기소했다.
이 날 황색 수의를 입고 담담한 얼굴로 법정에 선 김 씨는 본인의 이름ㆍ주민등록번호ㆍ주소 등을 묻는 재판장의 인정신문에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검사가 공소사실을 말하자 김 씨는 담담하게 검사와 재판장의 얼굴을 번갈아 가며 쳐다봤다.
이날 검사 측은 83개의 증거를 재판부에 제출했고 변호인측 또한 이를 인정했다.
한편 이날 방청석에는 피해자의 유족들이 참석했다.
한 유족은 검사가 공소사실을 읽어 내려갈 때 크게 흐느끼고 간간이 터져나오는 울분을 참지 못해 짧게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변호인 측의 ‘심신미약’ 판정 얘기에는 큰 한 숨을 쉬기도 했다.
앞서 김학봉은 지난 5월 16일 노원구 상계동의 한 시장에서 과도를 구입해 보름 가까이 근린공원 등에서 노숙하며 살인을 계획했으나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이어 지난 5월 28일 오전 7시 자신이 예전에 공공근로를 했던 수락산에 올라가 범행을 계획하고 다음 날인 29일 오전 2시 다시 올라가 밤을 새며 처음 마주치는 등산객을 기다리다 오전5시 20분께 등산 중이던 피해자를 만나 흉기로 11차례 찔러 무참히 살해했다.
다음 재판은 8월 26일 오후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