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위기 역내 은행 구제

모든 가능성 열려 있다”

다음달 통화정책회의 개최

자산담보부증권매입 재개등

다양한 경기부양책 논의 유럽중앙은행(ECB)이 재정위기로 타격을 받은 역내 은행들을 구제하기 위해 조만간 유동성 확충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은행들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경기 침체 위험성을 최대한 줄여 시장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 ECB 정책위원의 말을 인용해 10월 6일 열리는 정례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 여부 등 은행 유동성 공급 확대 방안이 논의된다고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ECB가 기준금리를 내리고 은행권에 대한 1년 이상 장기 대출을 재개하는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ECB의 기준금리는 1.5%. 이는 미국과 일본의 ‘제로금리’와 영국은행(BOE)의 0.5%에 비해 높은 편이다. ECB는 올해 두 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ECB가 금리를 내려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는 언급은 ECB 내에서도 자주 나왔다. 주요 경제지표가 예상치보다 악화될 경우, 다음달 기준금리를 바로 인하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수차례 시사된 것.

로렌조 비니 스마기 ECB 정책위원은 26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가진 강연에서 “ECB는 유로존 은행들에 충분한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은행들이 부실화되지 않도록 유로존이 무엇이든 할 것이라는 점을 시장에 확신시키기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CB 정책위원인 뤽 쾨느 벨기에 중앙은행 총재도 최근 인터뷰에서 ECB의 금리 인하 여부에 대한 질문에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답했다.

쾨느 총재는 “10월 초에 나오는 경제지표가 악화되면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10월 ECB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그는 유럽 은행권에 대한 1년이나 그 이상의 장기 대출을 다시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 시장 경색 완화를 위한 추가 조치로 자산담보부 증권(Covered-Bond) 매입 재개 여부도 논의된다.

블룸버그통신과 FT 등은 ECB 관계자의 말을 인용, ECB가 다음달 통화정책회의에서 자산담보부 증권 매입 재개 여부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26일 보도했다.

자산담보부 증권은 은행 등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 채권을 담보로 발행하는 유동화 채권.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각광받았다. 현재 2조5000억유로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여파로 시장에서 거의 유통되지 않고 있다.

ECB가 자산담보부 증권의 매입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은 이미 지난 23일 일부 ECB 집행위원으로부터 나왔다.

바이드만 독일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ECB가 과거 은행들에 1년짜리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필요하면 다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CB는 유로존 부채위기 해결에 사실상 실패하면서 경기 부양책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

ECB는 지난해 6월에 만기된 연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600억유로의 자산담보부 증권을 매입한 바 있다. 이는 은행들의 재무 상태를 개선하고 대출을 활성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