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폭증하는 가계 부채에 대한 공포가 크게 줄어든 건 초유의 저금리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을 필두로 진행 중인 저금리 정책으로 한국의 금리도 역대 최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처럼 낮아진 금리 탓에 위험가구비중이 1999년 이래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가계부채의 위험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어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가계부채의 총량이다. 사실상 빚을 내 경기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빚 경제’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설 때 크게 늘어난 부채를 결국 우리 경제를 압박하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의 ‘가계부채의 부실 위험성 예측 및 평가, 가구자료를 활용한 지역별 분석’ 논문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위험가구는 전체 부채보유가구의 7.8%수준으로, 지난 1999년(10.5%,가구 당)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위험가구는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상환 비율(DSR) 비중이 40% 수준을 상회하고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알려주는 DTA(총부채/총자산) 비율이 100%를 동시에 넘어선 가구를 지칭한다.
DSR이 40%보다 낮아도 DTA가 매우 높거나, DTA가 100%를 넘지 않아도 DSR이 상당히 높은 수준인 경우도 위험가구로 분류된다.
논문에 따르면 이자율이 0.5%포인트 떨어지고 주택가격이 4% 오른 2015년에는 위험가구 비율이 6%까지 떨어졌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 추세로 이어진다면 ▷2016년 6.6% ▷2017년 6.2% 수준으로 위험가구 비중은 안정될 전망이다.
가계부문 위험지수와 가계대출 위험지수도 각각 18.5와 18.4로 1999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10.5%), 광주전남(9.6%) 및 기타(9.0%) 지역들이 상대적으로 위험가구 및 위험부채 비중이 높았다.
특히 광주전남 지역은 위험가구 비중이 높을 뿐만 아니라 위험부채 비중(14.2%)도 높아 위험가구가 부채를 많이 보유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가구당 금융부채는 1999년 이래 계속 늘어 2014년에는 1738만원까지 치솟았다.
전세가격의 폭등과 전세의 월세전환 증가로 빚을 내 집을 마련하는 비한계가구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계가구 비중은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이자율 상승과 주택가격 하락은 한계가구 비중 증가의 변수로 분석됐다.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로 속도는 늦춰졌지만, 미국의 점진적 금리인상이 시작된 만큼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경우 우리나라도 장기적으로 금리인상에 나설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급과잉에 따른 부동산 가격 하락 전망도 가계부채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요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