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신흥국 ‘머니(Money)’의 몸집이 다시 커지기 시작했다.
브렉시트 이후 나타나는 글로벌 증시 회복세 이후 신흥국 위험자산으로의 자금 유입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 역시 나오고 있다.
1일 금융정보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글로벌이머징마켓주식형펀드(Global Emerging Market Equity Fund)에서 브렉시트 이후 감소세를 보이던 순자산은 28일(현지시간) 이후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4일과 27일에 25억5575만달러가 줄어든 글로벌이머징마켓주식형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28일 이후 증가세를 보이며 다시 12억9130만달러 불어났다.
‘애버딘글로벌이머징마켓에쿼티A2’와 티로프라이스글로벌이머징마켓에쿼티펀드A ACC‘는 각각 7281만달러, 8169만달러 늘어나 가장 큰 규모의 순자산 증가를 기록했다.
순자산 규모 증가세는 글로벌이머징마켓채권형펀드(Global Emerging Market Bond Fund)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신흥국 채권은 신흥국의 펀더멘탈(경제기초) 불안정성 때문에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데, 이를 방증하듯 브렉시트 이후 신흥국 채권형펀드의 순자산 증감은 주식형펀드와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23일까지 증가하던 채권형 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브렉시트 이후 3억8360만달러 감소한 뒤 28일부터는 4억5166만달러까지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신흥국 시장 펀드 순자산 규모의 빠른 회복세 원인으로 유럽과 신흥국의 교역량이 낮다는 점을 지적한다. 교역량이 낮다는 것은 두 시장 간의 실물 경제 의존도가 낮다는 것이고, 이는 다시 해당 국가들 간의 금융 시장 동조화 경향을 낮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의 대EU 수출 비중은 10~15%, 대영국 수출 비중은 2~4%로 낮게 조사됐다.
이는 프랑스나 독일 등 선진국의 대EU 수출 비중이 60%에 육박하고 대영국 수출 비중이 6% 이상인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브렉시트 ‘학습 효과’ 역시 신흥국 펀드 순자산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가 터질 때마다 ‘먼저 발을 빼라고’ 천대받던 시장이 브렉시트를 통해 생각보다 위험성이 크지 않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브렉시트 이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유로지수는 9.81% 하락한 반면 MSCI 신흥지수는 3.66% 하락하면서 신흥국은 예상 밖의 선전을 했다.
금융위기가 극에 달했던 2008년 10월 24일 하루 동안 MSCI 유로지수가 6.06% 하락하는 동안 MSCI 신흥지수가 8.64% 하락하던 양상과는 정반대다.
낙폭이 작았던 신흥국 증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환율 변동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27일 뉴욕외환시장에서 파운드화가 31년 만에 최저치인 1.32100파운드를 기록하고 엔화가 달러당 102.19엔까지 떨어질 때, 브라질의 헤알화는 0.71% 상승했고 러시아 루블화 역시 0.72% 하락하는 변동만을 보인 뒤 안정적인 환율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사태가 정치적 이슈로 끝날 가능성을 제기하며 향후에도 신흥국 시장이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최진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리먼 브라더스 사태와는 다르게 충격도 덜했고 회복도 빠르다”며 “브렉시트 이슈 자체가 시스템 리스크(위험)으로 확산될 가능성보다는 정치적 이슈로 끝날 가능성에 시장이 베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