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앞으로 백화점들이 입점업체를 상대로 40% 이상의 높은 판매수수료를 요구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30일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국내 주요 백화점 CEO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백화점과 중소입점업체 간 거래관행 개선방안’을 밝혔다. 정 위원장은 최근 중기중앙회 실태조사, 백화점 입점업체 간담회 등에서 지적된 사안을 반영해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 김영태 현대백화점 대표, 황용득 갤러리아 대표, 정일채 AK백화점 대표 등이 참석했다.

공정위는 우선 백화점 판매수수료 인하, 과다한 수수료 격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판매수수료 공개제도를 대폭 손보기로 했다.

지금까지 판매수수료를 단순 평균해 공개했던 것을 앞으로는 가중평균 방식으로 계산해 공개한다. 이전에는 매출 규모를 고려하지 않고 수수료율을 계산하다 보니 매출이 큰 상품의 수수료가 더 높은 경우 평균 수수료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잡히는 문제가 발생했다.

대ㆍ중소기업, 국내ㆍ해외 브랜드의 전체 평균 수수료율뿐만 아니라 상품군별 수수료율 격차도 공개 대상에 추가했다.

공정위는 할인행사 수수료율을 계약서에 명기하고, 할인행사 중 수수료율을 인하한 실적도 평가 항목에 추가하는 등 공정거래협약 평가 기준도 개선키로 했다.

입점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아 백화점의 요구로 매장을 이동해 인테리어 비용을 부담한 업체는 최소한의 입점 기간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협약서에 담긴다. 입점업체가 매장이동ㆍ퇴점 가능성을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유통분야 표준계약서에 관련 정보제공 절차도 명시된다.

백화점이 인테리어 비용의 50% 이상을 분담하도록 한 특약매입 심사지침 규제는 폐지된다. 이는 입점업체가 자발적으로 매장 이동을 원하는 경우 이 조항이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공정위는 또 판촉행사 강제참여, 무료사은품 제공 강요 등 판촉행사 관련 부당 관행을 유형화해 관련 지침에 이를 법 위반 사례로 명시하도록 했다.

아울러 대형 할인행사 기간에 인터넷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유통거래과 내 백화점 전담감시팀을 설치해 점검 주기를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는 등 불공정관행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다.

이날 참석한 백화점 대표들도 40% 이상의 높은 판매수수료를 사정에 맞게 자율적으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백화점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26.9%지만 전체 26개 상품군 중 여성정장, 잡화, 레저용품 등 12개 상품군에서 40∼49%대의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대표들은 또 공정위가 제안한 거래관행 개선방안에 적극 협조하고, 불공정거래 예방프로그램 운영도 강화하기로 했다. 정기세일 외에 입점업체 자체 할인행사 등에도 인하된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퇴점업체의 재고소진 할인판매(고별전) 때도 판매수수료를 인하하기로 했다.

중소기업 전용판매관 확대(롯데), 우수 중소기업 신규 입점 확대(신세계), 지역특화 식품판매관 입점업체수 확대(현대) 등 각 백화점에 맞는 상생 프로그램 운영도 확대키로 했다.

공정위는 이번 개선방안 시행으로 입점업체 포함 약 7100여곳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재신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국장은 “공정위가 백화점 판매수수료에 직접 개입할수는 없지만 이를 자세히 공개해 인하를 유도할것”이라며 “입점업체의 애로사항을 실질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맞춤형 대책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