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통제·비축 확대 ‘양날의 칼’
생산서 유통까지 창구 일원화도
[바오터우ㆍ시안=박영서 특파원] 1992년 덩샤오핑(鄧小平)은 남순강화(南巡講話)에서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엔 희토류가 있다”고 호언했다. 그 말대로 희토는 어떤 자원보다 중국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 중국에 있어 중동의 석유만큼이나 전략적 가치가 높은 자원으로 인정된다.
희토류는 지구상에 극히 미량으로 존재하는 17개 희귀 원소의 통칭이다. 액정, 노트북, 하이브리드 자동차 제조에 쓰일 뿐 아니라 각종 정밀 무기 제조에도 필수적인 금속이다.
중국은 희토류 전 세계 매장량의 30.9%를 차지한다. 하지만 생산량을 기준으로 하면 전 세계 생산량의 97%가 중국에서 나오고 있다. 때문에 최근 들어 중국의 희토는 ‘산업의 비타민’에서 ‘산업용 무기’로 본색을 드러내며 힘을 과시하고 있다.
중국산 희토류가 세계적 이슈로 전면에 부각된 것은 지난해 9월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ㆍ釣魚島)를 둘러싼 중-일 갈등 과정에서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하면서 시작됐다. 중국은 당시 일본에 항복을 받아낸 이후 자원전쟁 행보에 거침이 없다.
올해 희토류 수출 쿼터를 지난해에 비해 11.4% 줄이겠다고 밝혔고, 지난 1월에는 장시(江西) 성 소재 11개 희토류 광산을 정부가 직접 관리ㆍ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희토류 수출 통제도 모자라 올 초부터 비축물량도 늘릴 계획이다. 중국은 지난해 말 네이멍구(內蒙古)에 4만t 정도를 저장할 수 있는 비축시설을 마련했으며, 앞으로 10만t까지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나아가 오는 5월에는 정부 주도로 희토류 채굴 및 생산, 유통, 수출 등 모든 창구를 담당하는 ‘중국희토류산업협회’를 출범할 예정이다. 이 협회는 해외 철광석 가격 협상의 창구 역할을 하는 중국철강공업협회를 모델로 삼고 있다.
중국의 이 같은 행보는 희토류를 국가가 직접 통제해 세계 희토류 공급과 가격결정권을 더욱 확고하게 틀어쥐겠다는 의도다. 이에 따라 중국과 선진국 간 ‘희토류 전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희토류 수입량의 90%를 중국에 의존하는 일본의 경우 희토류 확보를 위해 민ㆍ관 합동으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장악을 국가 안보 위협으로 인식하고 환경 문제 등을 이유로 중단했던 미국 내 희토류 생산에 재시동을 걸었다. 또 다른 한편으로 유럽연합(EU)과 함께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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