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전 방사능 누출로 수돗물에 까지 요오드나 세슘 같은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면서 교민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안전대책을 마련하기 보다 교민들을 안심시키는데만 급급해 또 뒷북행정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외교통상부 주 일본대사관은 지난 22일 오후 홈페이지에 ‘식품에서의 방사선량 검측에 대한 전문가 평가’라는 문건을 공개했다. 시금치, 우유 등 식품과 수돗물에서 요오드가 검출됐다는 일본 정부의 발표 이후 먹거리에 대한 교민들의 문의가 빗발치자 이에 대한 대책으로 내놓은 것이다.
문건은 방사성 요오드와 세슘이 검출된 후쿠시마산 원유와 이바라키산 시금치는 검출된 양이 인체에 즉각적인 영향을 줄 정도의 방사능 양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원유에서 발견된 요오드 양은 1510Bq/㎏으로, 이 우유를 250㎖를 39년간 섭취할 경우 인체에 영향이 있는 100mSv 가량이 노출된다. 통상 원유는 희석시킨 우유로 섭취하고 있기 때문에 인체에 미칠 영향은 더 적다는 것이 문건 내용이다.
시금치 역시 이 식품 100g을 씻지 않고 8년간 먹을 때 100mSv의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이 역시 시금치는 보통 씻어서 먹기 때문에 인체에 축적되는 양이 미비하다고 문건은 설명하고 있다.
즉 원유나 시금치에서 비록 방사능이 검출됐지만, 희석하거나 씻어 먹기 때문에 인체에 축적되는 양은 매우 적고 축적되더라도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어 안심해도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민들은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원자력재해특별조치법에 근거해 후쿠시마산 잎 채소와 브로콜리 등을 먹지 말라고 소비자들에게 호소하는 상황인데, 우리 정부만 괜찮다고 하는 것은 너무 안일한 태도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나혜정씨는 주 일본대사관 페이스북에“아무리 봐도 한국정부는 교민 및 유학생들 안심시키는데만 급급하다”며 “너무 불안하다”고 전했다.
또 대사관이 공개한 문건은 우리 정부의 전문가가 아니라 일본 정부의 전문가의 의견이라 믿기 힘들다는 반응도 있었다. 원전 피폭에 대한 은폐의혹을 받고 있는 일본 정부의 말을 믿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교민 김도형씨는 주 일본대사관 페이스북에 “아직은 즉각적으로 인체에 위해를 줄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데 실제로 우유도 마셔야 되고, 채소도 먹어야 되고, 수돗물도 마실 수 밖에 없는 재일 한국인으로써 걱정이 된다”며 “즉시 인체에 위협을 주진 않겠지만, 반감기가 30년이나 되는 세슘이 체내에 축적되어 향후 몇십년 후 그 영향을 받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shinsoso> carrier@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