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 10~12일 유권자 1002명 대상 전화 인터뷰
이재명, 한동훈, 한덕수 모두 불신이 신뢰보다 높아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12·3 비상계엄 선포 뒤 해제를 빠르게 이끌어낸 우원식 국회의장이 유권자 설문 조사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정치인 1위에 올랐다.
13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살 이상 1002명을 상대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 15.8%) 최근 정계 요직 인물 가운데 ‘신뢰한다’는 응답률은 우원식 의장이 56%로 가장 높았다. 우 의장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은 그 절반에 못 미치는 26%였다.
우 의장은 조사 대상인 요직 인사 중 신뢰가 불신 보다 높은 유일한 정치인이었다. 20대에서 60대까지 비교적 폭넓게 신뢰받았고, 특히 50대(74%)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81%)에서 강한 신뢰를 보였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신뢰 41%로 뒤를 이었다. 이 대표에 대한 불신은 절반 이상인 51%로 나타났다. 다만 40·50대에서 신뢰가 50%를 웃돌았고, 민주당 지지층(76%), 진보 성향(65%), 호남(60%)에서 신뢰가 높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신뢰 21%, 불신 68%로 불신이 크게 높았다.
한동훈 대표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15%로 가장 낮았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은 77%에 이르렀다. 한 대표는 국민의힘 지지층(43%), 보수 성향(34%)에서도 신뢰한다는 응답이 한 총리(61%, 43%)보다 낮았다.
우원식 의장에 대한 신뢰도가 높게 나타난 건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2시간 만에 국회에서 계엄 해제요구안 가결을 만장일치로 이끌어내는 등 리더십을 발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우 의장은 67세의 나이에도 경찰과 계엄군이 봉쇄한 국회 담벼락을 타고 넘어 본관으로 진입했고, 계엄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 뒤에도 새벽 2시 16분에 국방부에 접수됐는 지 확인하고 오전 5시 50분께 한 총리와 직접 통화해 대통령이 해제 선포를 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5시 54분께 정회를 선포하는 등 차분하고 치밀하게 대응했다.
이후 한 대표와 한 총리가 대통령의 권한을 위임받아 정국 수습을 하겠다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자 “위헌적 비상계엄에 대한 헌법적 책임을 묻는 헌법적 절차에는 참여하지 않은 채로, 그 누구도 부여한 바 없는 대통령의 권한을 총리와 여당이 공동행사하겠다고 하는 것은 명백한 위헌”이라는 입장을 내놔 호응을 얻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