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계에서도 계엄령 사태 비판 글 잇따라

하상욱
[하상욱 인스타그램 갈무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온라인 상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비난·조롱, 패러디하는 게시글이 잇따르는 가운데 시인 하상욱이 올린 자작 시 구절이 주목받고 있다. 가수 지드래곤이 해당 글에 ‘좋아요’를 누르면서다.

하상욱은 4일 새벽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그냥 알아서 제발 꺼져라”라고 적힌 책의 한 페이지를 캡처해 올렸다. 이는 자신의 단편 시 ‘불 안 끄고 침대 누움’ 속 한 토막이다. ‘꺼져라’라고 외친 상대는 ‘불’이지만,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을 겨냥한 비아냥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지드래곤은 해당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다.

하상욱은 과거 MBC ‘무한도전’ 등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작가다.

이날 대중문화계에서도 계엄령 사태와 관련해 비판적 의견 표시가 잇따르고 있다.

김수용
코미디언 김수용이 “독방은 추울텐데”라는 글과 함께 올린 사진. [김수용 인스타그램 갈무리]

코미디언 김수용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12월12일 서울의 겨울. 독방은 추울텐데…”라며 겨울 사진을 올렸다. 영화 ‘서울의 봄’의 배경이 된 1979년 12·12 군사 반란사태를 빌어 작금의 상황을 풍자한 것으로 풀이된다.

배우 박호산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종북반국가세력, 종북. 서울역 노숙자분들도 안다 북한이 어떤지. 누가 거길 쫓는다는 건지”라는 글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긴급 담화 생중계 영상을 게재했다.

그는 “집권자와 대치되면 종북몰이하던 1980년대 상황에 어제 밤잠을 설치면서 타임머신을 타고 있는 것 같았다. 시간이 뒤로 간 것 같은데 근데 왜 난 안 어려지지? 하면서 거울 보고ㅋ”라고 탄식했다. 이어 “해프닝으로 넘기기엔 전 국가를, 국민을 들었다 놨다 한 책임은 클 거라고 본다, 계엄이라니… 포고령이라니… 거 참 암튼 오늘 첫 공연인데 설레서 잠 못 잔 걸로ㅋ ps. 어제 일찍 잠드신 분들이 winner”라고 덧붙였다.

방송인 김나영도 “아이에게 할 말이 없다”라는 글과 함께 고개 숙인 이모티콘을 덧붙이며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10시25분께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그러자 국회는 4일 오전 1시 2분께 재적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윤 대통령에게 계엄 해제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가결했고, 윤 대통령은 3시간 뒤 오전 4시27분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해제하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