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99석에 식음료 판매 카페테리아 운영

오 시장, 커피·베이글 탁자에 두고 시식

“새로운 출퇴근 풍속도 펼쳐질 공간 마련”

오세훈 한강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5일 경남 사천시 은성중공업 공장에서 건조된 한강버스 실내를 둘러보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서울시는 지난 25일 경남 사천시 은성중공업 공장에서 건조를 마치고 진수를 앞둔 한강버스 1척의 내부를 처음 공개했다.

선내에는 3개 좌석이 4구역씩 배치돼 있고 좌석은 베이지색 시트를 적용했다.

등받이 쪽에는 선박 외관에 가장 많이 쓰인 파란색을 넣었다.

총 199인승이며 승조원 5명과 휠체어석 4석을 제외한 190석의 좌석이 설치됐다.

좌석마다 팔걸이가 있고 비행기처럼 버튼을 조절해 내려쓸 수 있는 테이블이 앞좌석에 붙어 있다.

한강 잠수교를 통과해야 해 선박 높이가 7.45m로 낮게 제작됐다. 이에 따라 천고(천장 높이)는 키 170㎝ 내외인 성인이 다니기에 다소 낮게 느껴질 수 있다.

위와 옆으로 뚫린 파노라마 통창 덕분에 개방감은 우수하다. 창가 좌석에서는 시야를 가리지 않고 창밖을 내다볼 수 있다.

앞좌석과의 간격은 앉은 상태에서 15㎝ 정도 공간이 남아 큰 불편함은 없다. 승객들이 이동하는 통로도 비교적 넓었다.

출퇴근길 시민이 이용할 때 편리하도록 곳곳에 콘센트가 설치돼 있고, 선박 앞뒤 공간에는 자전거 거치대가 총 8곳 있다.

선내 앞쪽에는 간단한 식음료를 판매하는 카페테리아 공간이 있다.

▶“새로운 출퇴근 풍속도 기대”…콘센트 곳곳에 설치

오세훈 서울시장은 좌석에 직접 앉아 커피와 베이글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시식하며 “새로운 출퇴근 풍속도가 펼쳐질 수 있는 공간이 드디어 마련됐다”고 말했다.

한강버스는 속도감 있는 운항과 항주파 영향 최소화를 위해 쌍동선(선체가 2개인 배) 형태로 건조됐다.

이재석 은성중공업 설계팀장은 “단동형보다 주행 시 흔들림이 적고 너울에도 안정적이어서 승객들이 충분히 편안한 상태에서 취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선박 높이가 낮을 수는 있지만 통로와 보폭 간격이 넓기 때문에 이동하기에도 불편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강버스에는 하이브리드 추진체가 장착돼 공기 오염을 최소화한다.

이 팀장은 “대부분 디젤 기반인 기존 여객선과 비교해 전기와 내연기관을 같이 활용한다는 점에서 운행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며 “연료 효율도 48% 이상 높아 친환경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강버스는 하이브리드 배터리의 화재 발생에 대비해 각종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가스 센서를 설치해 화재 징후를 미리 감지할 수 있도록 했으며 배터리 과충전 방지, 배터리셀 연쇄 폭발 방지, 열폭주 시 가스 분사 소화, 유사시 배터리 함체 침수 등 화재 방지를 위한 4중 장치를 갖췄다.

하이브리드 추진체를 제작한 카네비모빌리티 관계자는 “추진체의 핵심 기술인 배터리 및 전력변환장치 등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추진체 시스템의 95% 이상을 국산화했다”며 “기존에 외국산 부품을 사용했을 때 겪었던 부품 수급 지연, 과도한 수리 비용 발생 등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건조를 마친 한강버스의 한강 인도 일정에 맞춰 선박 및 설비 검증, 인력 훈련, 항로 검증, 비상 대응 훈련 등의 시범운항을 실시해 정식운항 전까지 안전성과 편의성을 충분히 확보할 계획이다.

▶진수식에서 목 멘 오세훈 시장 “수상교통 시대 개막...벅찬 감동”

서울시는 25일 오후 은성중공업 앞바다에서 ‘한강버스 안전운항 기원 진수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오세훈 시장과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 한강버스 운영 사업자인 한강버스 관계자, 류동근 한국해양대 총장, 한원희 목포해양대 총장, 박동식 사천시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진수한 선박은 내년까지 도입 예정인 한강버스 총 12척 중 은성중공업이 건조를 완료한 ‘누리’다.

먼저 아기의 탯줄을 자르는 것과 같이 선박의 탄생을 알리는 진수선(선박과 연결된 줄) 절단식이 진행됐다. 진수선 절단은 여성이 하는 전통에 따라 68년 서울시의회 역사상 최초의 여성 의장인 최호정 의장이 담당했다. 이어 샴페인 병을 뱃머리에 부딪혀 깨뜨리는 ‘샴페인 브레이킹’이 진행됐다. 배의 새로운 탄생을 축하하고 안전한 항해를 기원하는 전통 의식이다.

마지막으로 김정열 은성중공업 대표이사와 하이브리드 선박 추진체 개발과 제작 등을 맡은 정종택 카네비모빌리티 대표이사, 선박 설계를 맡은 이재철 정해엔지니어링 상무 등의 유공자에게 표창장이 수여됐다.

행사 후 누리호는 크레인에서 내려와 바다 위에 성공적으로 떴다.

오 시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은성중공업 공장으로 이동해 건조가 완료된 다른 1척의 한강버스 내외부를 둘러봤다. ‘가람’이란 이름의 이 배는 이틀 뒤인 27일 진수됐다.

이날 공개된 2척의 선박은 은성중공업 인근 앞바다에서 해상시험과 시운전을 하며 기능과 안전성에 대한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의 검증을 거친 뒤 다음 달 말 한강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이후 시범운항까지 마무리한 뒤 내년 3월 정식운항을 시작한다.

나머지 선박 6척과 예비선박 등의 추가 선박 4척도 정상적으로 건조해 순차적으로 인도받을 계획이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 서니 한강에서의 수상교통 시대가 드디어 개막하는구나 하는 벅찬 감동을 자제할 수가 없다. 직원들이 정말 수고가 많았다”며 감격한 듯 목이 멘 채로 인사말을 전했다.

그는 “한 손에는 모닝커피, 다른 한 손에는 노트북을 들고 창밖의 풍경을 보면서 여유롭게 출근하는 서울시민의 모습을 상상하면 미소가 지어진다”며 “서울을 찾은 관광객들에게는 전세계 어디에도 없는 양안의 멋진 풍경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추억을 선물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