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빅2 거래소 비트코인 보유량 22만개
“美대선 거래량 급증...계절적비수기 이겨내”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트럼프 트레이드’에 비트코인이 상승하자 국내 코인거래소가 보관하는 비트코인 수량도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에 이어 금리 인하·미국 대선 효과까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국내 코인거래소의 거래 금액은 한국 주식시장 전체 거래 대금을 훌쩍 뛰어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빅2’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빗썸이 보관 중인 고객들의 비트코인 갯수는 9월 말 기준 총 22만1618개로 집계됐다. 이는 6월 말(17만6224개)보다 4만5394개(25.8%) 증가한 수준이다. 거래소별 보관 수량은 업비트 17만6650개, 빗썸 4만4968개 순이었다.
비트코인 보유량이 증가한 배경에는 미 대선 효과에 가상자산 거래가 활발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을 앞두고 코인 투심이 올라오면서 거래량도 많아졌다”면서 “고객들이 위탁한 비트코인 보유량도 늘어난 모습”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거래소 관계자는 “9월은 ‘트럼프 트레이드’ 효과가 가시화된 시기”라며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나 지갑에 보관하던 비트코인 물량들을 국내 거래소로 이전시키는 등 움직임이 있던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주식의 경우 거래소가 유통·발행 총량을 관리하지만 가상자산은 이와 차이가 있다. 코인은 전세계 어디서나 유통이 가능하다는 특성 때문에 가상자산거래소는 매매 체결을 위한 플랫폼 성격이 강하다. 이에 이용 고객들도 시장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국내외 거래소를 오가며 코인을 옮겨 다닐 수 있는 구조다.
또 해외 유입 물량 뿐 아니라 국내 다른 거래소에서 이관돼 왔을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과 달리 코인 투자자들은 거래 무료 수수료 이벤트와 같이 수수료 유불리를 따지면서 국내 거래소 간 이동도 굉장히 활발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가상자산 시장은 계절적 비수기도 이겨낼 만큼 ‘활황’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10여 년간 추이를 살펴보면, 통상 비트코인은 9월이 되면 가격이 내리는 흐름을 보여 왔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2013년 이래 9월이 상승 흐름으로 마감한 해는 올해를 포함해 2023년·2015년·2014년 단 4차례로 늘어났다.
비트코인 가격과 함께 국내 가상자산 일거래대금도 수직 상승했다. 지난 12일부터 국내 5대 가상 자산 거래소의 하루 거래 대금이 연일 20조원을 넘나들고 있다. 연초에 하루 2조원대까지 거래 대금이 쪼그라들었던 것과 비교하면 10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반면, 국내 주식 시장의 거래대금은 연초 23조원 수준에서 지난 27일 15조8000억원대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