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한국리모델링융합학회 연례 세미나 가보니

노후주택 재건축만으로 부담…리모델링과 조화 필요

재정비 사업의 보완재로 자리잡기 위한 개선점 제언도

KRC 세미나
24일 2024 KRC 연례 세미나서 주제발표를 진행하는 신동우 아주대학교 명예교수의 모습.[정주원 기자]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최근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발표를 앞두고 사업방식을 둘러싼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재건축에 치우친 정책 지원보다는 개발 단지 여건에 맞는 재정비 유도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같은 리모델링의 필요성은 24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서울테크노파크 6층 스마트홀에서 열린 2024 한국리모델링융합학회(KRC) 연례 세미나에서 다뤄졌다. 이날 한국리모델링융합학회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학부와 공동으로 주최한 행사에는, 노후 아파트 500만 시대를 맞아 건축물 수명 연장을 위한 재정비 사업방식에 대한 전문가들의 고찰이 이어졌다.

탄소 중립 시대에 건축물 리노베이션의 가치를 강조한 박진철 대한건축학회 회장의 기조연설을 필두로 세미나가 막을 올린 가운데, 본격적인 전문가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전국적으로 주거용건축물의 절반 이상이 30년이 넘은 상황에 생애주기와 수명을 고려한 정비사업의 단계적 접근으로 재건축과 리모델링의 조화를 주장했다.

채대표는 “한국에서 리모델링은 재건축의 차선책 개념이다. 지난해 9월 발표된 노후계획도시특별법으로 정책 기조가 재건축에 편중됐다. 이는 2014년 9·1부동산 대책의 재림”이라며 “올해 1월 정비사업 활성화대책으로 내년부터 재건축 사업이 가속화될 예정이다. 1991년~1995년에 준공된 아파트가 180만호 이상인데, 이들을 재건축 중심으만 접근하면 주택시장에 상당한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세미나
24일 서울 과학기술대학교 서울테크노파크 6층 세미나실 모습.[정주원 기자]

리모델링 사업의 본질과 이를 지키는 건강한 건축 관리 제도 방안 마련의 필요성도 강조됐다. 옥종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학부 명예교수는 “건축에 있어 신축을 제외환 모든 행위를 리모델링으로 규정할 수 있는만큼, 다양한 리모델링 사업으로 신축에서 느끼는 가치와 다른 개념을 느낄 수 있어야한다”며 “해체공사에 따른 비산먼지 관리대책을 철저히 하고 건축물 관련 국내외 친건강·친환경 인증제도 도입 확대도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 불거진 리모델링 사업 안전성 논란에 대해서는 명쾌한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상현 단국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는 “리모델링에 적용되는 필로티 공법은 전 층에서 힘을 분할해 일반 건물 필로티와 구조적으로 다르다”며 “원구조물 대비 증축 비율이 중요하고, 무조건 증축 층수가 높다고 위험한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리모델링이 재정비사업에 있어서 재건축과 보완관계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정확한 현황파악과 문제점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특히 재건축 위주의 공공임대주택 사업에서 리모델링 사업의 활성화 제언도 있었다.

마정근 계영이노베이션 대표는 “공공임대주택 재정비는 분양주택 재정비 대비 소외되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최근 재건축에 대한 사업비·이주기간 증가·예산 삭감 등 사업추진의 어려움이 발생하며 공공임대주택 리모델링이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기존 요소를 최대한 활용하고 재정비 범위 및 이주를 최소화하는 재실리모델링·순환리모델링 확대 도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krc
2부 전문가 토론회가 진행되는 모습. [한국리모델링융합학회]

한편 이날 현장에는 150석 규모의 세미나실에 빈좌석이 없을만큼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2부에 진행된 전문가 토론회에서 이원식 포스코이앤씨 상무는 “건물이 준공된지 20년이 넘어가면 필연적으로 노후화 문제가 발생한다”며 “리모델링을 하게 되면 15년만에 사업 착수가 가능해 도심지 신규주택 확보가 속도감 있게 가능하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가 이러한 가치의 재발견이 되는 자리였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