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野 막무가내식 의사진행에 동의 못해”

1999년 이후 25년 만에 野 단독국조 가능성

野, 국조특위 구성되면 고발 등 십분 활용 전망

국민의힘 ‘정부 방어’ 위해 뒤늦게 참여할 수도

의장실에서 만난 여야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왼쪽부터)와 추경호 원내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 18일 국회의장실에서 회동을 앞두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 김해솔·신현주 기자] 여당이 우원식 국회의장 측에 채해병 사건 국정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함으로써 지난 1999년 이후 25년 만에 야당만 참여하는 ‘단독 국조’ 진행 가능성이 높아졌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전날(21일) 오전 국회의장실에 “합의되지 않은 국정조사는 반대한다. 참여할 수 없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전달했다. 앞서 우 의장은 지난 19일 여야에 채해병 사건 국조특별위원회 구성에 협조를 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답변 기한은 21일 정오까지였다.

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지난 1999년 이후 25년간 여당이 불참한 상태에서 국정조사가 진행된 선례가 없었다”며 “더불어민주당의 막무가내식 의사진행에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여당의 불참 의사에도 야당은 우 의장 결단을 지렛대 삼아 일단 단독으로라도 국조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 민주당 원내지도부 의원은 “국회의장이 결단하면 단독으로라도 (국조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일찌감치 5선 중진 안규백 의원을 국조특위 위원장에 내정한 민주당은 특위 회의, 위원장 선임, 국조계획서 채택 등 절차가 속전속결로 이뤄지기를 원하는 바라는 입장이다.

다만 이달 말 국회 본회의에서 국조계획서를 채택해 달라는 민주당 요구에 우 의장 측은 ‘시점이 이르다. 내달 10일까지인 정기국회가 끝나기 전에 국조를 추진하는 것이 목표’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조특위가 구성되면 민주당은 고발, 수사 의뢰 등 국회의 권한을 십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2대 국회 개원 하루 전날인 지난 5월 3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조사나 현안질의나 청문회를 활성화해서 정부나 수사기관이 하지 않는 일들을 국회가 최선을 다해서 대신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박찬대 원내대표를 향해 “22대 국회부터는 우리 원내대표께서 각별히 관심 가지고 법이 정한 자료 제출 거부라든지, 출석 기피라든지, 위증에 대해서는 단 하나의 예외도 두지 말고 엄하게 처벌해서, 절대로 진실을 감추는 거짓말과 법률에 어긋나는 행위를 못하게 해주시기 바란다”고 하기도 했다.

국회사무처가 지난 7월 발행한 ‘국회선례집’에 따르면, 지난 21대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진행된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조특위’에서 특위는 불출석 또는 위증 혐의 등으로 증인 9명을 고발했다. 그보다 앞선 20대 국회의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조특위’에서는 43명을 고발했다.

때문에 당장은 아니더라도 여당이 채해병 국조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야당의 일방적 공세로부터 정부를 방어하기 위해서라도 참여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논리다.

지난 2022년 이태원 참사 국조특위 구성 당시에도 여야는 처음에는 이견을 보였지만 예산안 협상과 맞물려 협상이 진행되면서 여당이 막판에 참여하기도 했다. 한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여당 입장에서는 정부를 방어하고 (야당 주장에) 반대해야 하니 뒤늦게라도 (계획서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