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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지하 상습침수...과밀화 서울 ‘수직도시화’만이 답” [헤럴드디자인포럼2022]
알프레도 브릴렘버그 ‘지속가능 주택공급’
‘슬럼’ 범죄 만연 공간 낙인...빈민 편견 조장
합리적 가격의 대안 주거공간 마련 나서야
브라질 등 글로벌 저소득 정착촌 사례 소개
베네수엘라 ‘토레다비드’ 대표적 수직사회주택
서울, 지속가능한 사회적 주택모델 필요
공공-민간 파트너십으로 사업 진행해야
폭우가 할퀸 강남 ‘공중 지원서비스’ 제안

영화 ‘기생충’과 더불어 올해 여름 기록적인 폭우가 덮쳐 전 세계적으로 이목을 끈 한국의 주거 유형, 반지하(Banjiha). 이곳은 철거해야 할 빈민가(슬럼)일까?

세계 곳곳에서 지속 가능한 사회적 주택 공급 모델을 연구해온 건축가, 알프레도 브릴렘버그는 “‘슬럼’이란 단어가 범죄와 공포가 만연한 비위생적인 장소로 공간을 낙인화해 빈민에 대한 편견을 조장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유엔해비타트(UN-Habitat) 기준에서 반지하가 ‘슬럼’보다는 ‘비적정 주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습기, 열, 홍수 등으로부터 열악한 주택이지만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강제 퇴거가 아닌 안정적 주거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무조건 반지하 금지정책을 펼 게 아니라 대안 주거공간을 합리적 가격으로 마련해 최소 주거 기준을 충족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내용은 오는 27일 열리는 ‘헤럴드디자인포럼2022’에서 브릴렘버그가 강연하는 ‘지속가능 공간을 위한 ‘도시 침술’’에서 더 자세히 들을 수 있다. 그는 브라질 파벨라스(favelas), 베네수엘라 바리오스(barrios), 콜롬비아 투구리오(tugurios), 남아공 타운십(Townships)과 같은 저소득 정착촌의 사례를 설명할 예정이다.

미래 도시(Future city) 삽화 [어반싱크탱크 제공]

브릴렘버그는 서울처럼 과밀된 도시에서의 발전 방향은 상향 주택공급을 통한 ‘수직도시화’만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대안 주택을 저렴한 가격에 충분하게 제공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그의 관심사는 단순한 주택공급이 아닌,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적 주택 문제에 보다 집중돼 있다. 브릴렘버그는 “토레다비드(Torre David)나 비엔나하우징(Vienna Housing)과 같은 글로벌 사례를 주목하며, 저렴한 주택을 건설하기 위해 민관 협력을 기치로 설계하는 접근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설계와 개발 전반을 서울시장이 규정하고 사업 진행은 민관 협력을 통해 전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가 평소 ‘지속가능한 발전은 정부, 기업, 교육, 지역사회 등 주요 그룹의 전방위적 협력과 통합된 의사결정을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고 주창했던 것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브릴렘버그는 “서울에서 공공-민간 파트너십으로 사회적 주택 프로젝트를 설계해 볼 수 있다. 각 고층 건물엔 500호 넘는 다양한 주택 공간이 분포되도록 설계하고 이 공간엔 보조금을 받는 임대 주택, 보조금을 받는 실거주 주택, 이주민과 고령 계층을 위한 아파트, 학생 기숙사 등을 망라할 수 있다”고 청사진을 그렸다.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수직적 사회적 주택 ‘토레다비드’ [어반싱크탱크 제공]

브릴렘버그는 특히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 있는 ‘토레다비드’를 수직적 사회적 주택(도시)의 대표 모델로 꼽았다. 토레다비드는 원래는 은행과 호텔 등의 목적으로 개발됐으나 베네수엘라에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98% 공정률 상태에서 무방비로 버려진 거대한 복합건물이었다. 하지만 이곳에 저소득층 주민들이 한 칸씩 차지하며 스스로 건물 내의 규칙과 커뮤니티를 일궈냈고, 각 세대를 중산층 수준의 주거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브릴렘버그는 “비공식 정착촌에 어떻게 지속 가능한 설계와 운영을 접목시켜 다양한 접근을 구현할 수 있을지 일종의 시험대이자 실험실로서 토레다비드의 가능성에 주목했다”면서 서울에서도 이 같은 지속 가능한 사회적 주택 모델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때 건축가는 단순히 높은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공유 문화를 발전시키는 일환으로 공공 공간 설계를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로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는 공간, 가장 일반적이고 필수적인 요소를 기본 원칙으로 담아내 건강한 공동체 생활을 보장해야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여름 기록적인 폭우가 할퀸 서울 강남 지역과 관련, ‘공중(air) 지원 서비스’ 설치란 새로운 개념을 내놨다.

그는 “기후 변화는 도시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요구한다”며 “홍수에 대응해 추가로 개발할 수 있는 기능으로 건물과 건물의 지점을 연결해 공중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또 다른 레이어(layer)를 도시에 추가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모빌리티 시스템 확장으로 콜롬비아의 메델린이나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 혹은 서울과 같은 도시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고지대를 오가고 건물을 구름다리로 연결해 사람들이 이동하고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다층적 연계 도시를 구상해 볼 수 있다”고 묘사했다. 이민경 기자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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