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사람에 관한것…휴머니즘 잊지 말아야”

거장의 강연은 장난스럽게 시작했다. 필립 스탁, 마크 뉴슨과 함께 세게 3대 산업디자이너로 꼽히는 아릭 레비(Arik Levy)는 헤럴드디자인포럼2015 강연 무대에 올라서자마자 자신의 스마트폰 카메라로 청중을 찍었다. 자녀들에게 자랑할 사진이라는 말에 관객들은 박수로 답했다.

아릭 레비는 10일 그랜트하얏트서울에서 열린 ‘헤럴드디자인포럼2015’에서 ‘예술과 실용의 디자인’이라는 강연을 통해 “세상 모든 것은 ‘사람’에 관한 것”이라며 디자이너로서 휴머니즘을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는 TV광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각종 기사 등 온갖 정보의 홍수 속에 파묻혀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먼저 보기 전에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품 자체가 가진 독특한 특성, 물성, 아우라 등을 ‘느껴’야 그에 대해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생각에 따라 느낌이 좌우된다”며 생각을 먼저 하기보다 느끼고서 그 뒤에 생각해 보라고 제안했다.

‘세계 3대 산업디자이너’아릭 레비...“결국 사람에 관한것…휴머니즘 잊지 말아야”

그는 디자이너들에게 직접 소통하라고 호소했다. “이메일과 SNS는 편리하지만 대면하면서 얻을 수 있는 많은 장점들을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디자인스투디오 직원들에게도 이메일보다 전화기를 먼저 집어들고,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부터 파악하라고 주문한다고 강조했다.

영감을 얻는 방법을 묻는 청중의 질문에 아릭 레비는 “나는 경험으로부터 영감을 얻는다”고 답했다. 하루에도 여러 번, 모든 경험들이 머릿 속에서 영향을 주고 받다가 어떤 아이디어를 내놓 는다며 “지금은 문을 천 번 두드려야 한 번 열리는 시대”라며 “특정한 비법보다는 자신을 믿고 끝까지 고민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고 조언했다.

이한빛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