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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건희 '블랙→올화이트' 패션 숨은 의미? "내조에 전념 뜻"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드레스 코드'와 행동에 담긴 정치적 의미에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에서 주목받는 인사들의 스타일은 그 자체가 메세지일 가능성이 크다. 스웨터를 입어 소탈함을 강조하고, 청바지를 통해 친근함을 표하는 식이다.

김 여사는 10일 제20대 윤 대통령 취임과 함께 공식 석상에 등장했다. 지난 3월9일 윤 대통령 당선 이후 첫 공개 행보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0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참배를 위해 현충탑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이날 오전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앞둔 김 여사는 검은색 치마 정장 차림이었다. 참배 성격에 맞춘 색상이다. 이후 현충원 귀빈실에서 '올 화이트' 옷으로 갈아 입었다. 허리에 큰 리본을 두른 흰색 원피스에 5~6㎝ 높이로 보이는 흰색 구두 차림이었다. 무늬는 없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두 옷 모두 영세업체에서 맞춤 제작한 것이라고 했다. 김 여사가 소상공인 진흥 차원에서 자비로 샀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 순백을 주로 새로운 시작과 참정권을 의미한다. 20세기 초 미국의 여성 인권 운동가들은 참정권을 요구하며 흰 옷을 맞춰 입은 채 행진했다. 흰색은 그 자체로 단아함과 순수함, 백의 민족 등도 상징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0일 오전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 도착, 걸어서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김 여사가 이날 국회 행사에서 흰색 원피스를 입은 배경에는 "처음 국민에게 겸손히 인사드리는 자리라는 뜻을 담아 선택했다"며 "흰색은 어떤 색과도 조화를 이루고 그 스스로는 드러내지 않는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내조에 더 전념하겠다는 뜻과도 관련이 있는가’라는 물음에는 “그런 느낌”이라고 했다.

대통령 취임식에서 대통령 부인이 한복이 아닌 양장 차림으로 나타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 취임식 당시 김정숙 여사는 꽃무늬가 새겨진 흰색 투피스 재킷 정장을 착용했다.

대통령실의 또 다른 관계자는 "복장 선택에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배웅하고 있다. [연합]

이날 김 여사의 '로키(low-key)' 행보도 눈길을 끌었다.

김 여사는 이날 모든 동선에서 윤 대통령과 1~2m 정도 간격을 두고 주로 뒤에서 걸었다. 지난 2017년 취임식 당시 김 여사가 문 대통령과 나란히 걸었던 일과 비교되는 장면이었다. 이후 윤 대통령은 단상까지 이동하며 시민들과 악수하던 중 뒤따르던 김 여사를 향해 손짓했다. 이후 김 여사도 나란히 서서 시민들과 악수를 나눴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이 문재인·박근혜 전 대통령 등 귀빈과 인사를 할 때도 한 걸음 물러나 90도로 인사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환송하고 있다. [연합]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90도로 인사했다. 취임식이 끝난 뒤 차량 앞까지 찾아가 배웅했다. 잠시 대화도 나눴다. 문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부 커뮤니티 누리꾼들은 김 여사가 박 전 대통령과 대화를 하느라 정작 문 전 대통령 부부는 배웅하지 않았다고 비판키도 했다.

김 여사는 취임식 내내 흰색 마스크를 쓰고 자리를 지켰다. 이후 차량을 타고 용산 대통령집무실로 첫 출근하기 직전까지 윤 대통령 곁을 지켰다.

김 여사는 자신이 대표를 맡는 해외 미술품 전시·기획사를 폐업 혹은 휴업하고 당분간 '조용한 내조'에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어린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당분간 대통령 배우자가 동행해야 할 공식 행사나 외교 일정 말고 개인 행보는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기조다.

대통령 부인을 보좌하는 2부속실은 폐지되고 기존의 1부속실과 통합돼 운영된다. 통상적으로 쓰는 '영부인'이라는 호칭도 쓰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0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외빈 초청만찬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

정치권에서는 김 여사의 이번 '로키' 행보를 놓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 과거 이력 논란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고려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6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같은 달 3~4일 전국 유권자 1015명을 상대로 한 '선거 및 사회현안 36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66.4%가 '김 여사가 조용히 내조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기존 영부인처럼 적극적 역할에 나서야 한다'는 응답은 24.2%, '잘 모르겠다'는 9.4%였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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