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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 사실 까먹은 알츠하이머 남편, 아내에게 또 청혼 ‘뭉클’
['오 헬로 알츠하이머스' 페이스북 캡처]

[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미국에서 중증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남성이 결혼 사실을 잊고 자신의 아내와 다시 결혼한 사연이 전해지며 감동을 주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코네티컷주 앤도버에 거주하는 리사(54)와 피터 마샬(56) 부부의 두 번째 결혼식을 보도했다.

3년 전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받은 남편 피터는 급속히 기억을 잃어갔다.

이후 자신의 아내가 리사라는 것을 잊었고 결혼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2009년 피터와 결혼했던 리사는 남편이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왔지만 남편 피터는 끝내 아내 리사를 기억해내지 못했다.

하지만 아내는 남편 피터와 이웃사촌으로 지냈고 두 사람은 친분을 계속해서 유지했다.

그러던 중 어느날 피터는 TV 속에서 결혼식이 진행되는 모습을 보더니 아내 리사에게 "우리도 결혼하자"고 제안했다.

다음날 그녀의 남편은 전날 상황을 까맣게 잊었고, 그녀에게 한 첫번째 청혼도 두번째 청혼도 기억하지 못했다.

리사는 그러나 망각으로 고통받는 남편과 그들의 지난 20년 사랑을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결혼식이 필요하다고 결심했다.

리사는 "남편의 기억력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었다"며 "남편이 다시 청혼을 하자, 지금이야말로 결혼서약을 다시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웨딩 플래너인 딸이 결혼식을 본격적으로 준비했고 두 사람은 마침내 지난해 두 번째 결혼식을 올렸다.

리사는 두 번째 결혼에 대해 "난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여자다. 왜냐하면 사랑하는 사람과 두 번이나 결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동화처럼 마법과도 같은 시간이었다"며 "모두가 울었다. 그렇게 행복해하는 피터를 본 것은 처음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후 리사는 '오 헬로 알츠하이머스'라는 이름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피터와의 두 번째 신혼 생활을 공개하고 있다.

min365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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