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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업시즌 앞둔 수험생들…공부할 곳 찾아 삼만리
공공도서관 휴무 “갈곳이 없어요”
카페는 눈치·독서실은 불편 ‘발동동’
헤럴드경제 DB

#.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박모(29)씨는 최근 추석 공부 계획을 짜면서 어디에서 공부할지 고민이 커졌다. 하지만 공공도서관이 휴관이라 공부할 곳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결국 집에서 40분 거리의 독서실을 일주일 단위로 등록했다. 그는 “독서실은 어둡고 답답해서 선호하지 않지만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필기시험들이 연이어 잡혀있어 어쩔 수 없었다”며 “괜히 집에 있다가 추석 분위기에 휩쓸려 놀게 될까봐 집에는 절대 안 간다”고 말했다.

추석연휴를 앞두고 취업준비생들은 공부할 곳을 찾느라 비상이 걸렸다. 하반기 공채가 한창인 요즘 5일에 달하는 연휴는 합격 당락을 좌우할 수도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특히 주요 기업 자기소개서 마감일이 추석이 끝나는 16일 이후에 몰려 있어 자기소개서와 씨름해야 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공공도서관은 공휴일에 문을 닫는 데다 추석 당일에는 문 닫는 독서실도 많아 취준생들은 공부할 곳을 찾아 헤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추석 때 공부할 곳을 추천받는 취업준비생들이 여럿 보였다. 취업 커뮤니티 카페에는 이미 한 달 전부터 “추석 때 공부할 수 있는 24시간 카페 어디 있을까요?”, “추석 당일 날 문 여는 독서실 있으면 알려 주세요” 등 도움을 청하는 글이 쏟아졌다. 공부하기 좋은 카페, 연중무휴 운영되는 독서실, 분위기 좋은 스터디 룸 등을 공유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일부 취업준비생들은 “이번 추석 때 제대로 공부하지 않으면 내년 설 연휴에도 공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서로를 위로했다. 이들에게 추석연휴는 자칫하면 남들에게 뒤처질 수도 있는 위험한 시기였다.

대학교 재학 중인 학생들은 멀더라도 학교에 가서 교내 열람실에서 공부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졸업생들은 더욱 막막해했다. 금융공기업을 준비하고 있는 졸업생 김모(32)씨는 “카페에 가자니 오래 앉아서 공부하기도 눈치 보이고, 독서실도 쉬는 경우가 많아 갈 곳이 없다”며 “황금연휴라고 설레고 들뜬 분위기를 피해 조용한 곳을 찾고 있는데 마땅치 않다”고 토로했다.

일부러 집에서 1시간 거리인 노량진 학원가를 가겠다는 학생도 있었다. 대학가, 종로, 강남 등 서울 주요 시내에는 모두 연휴 분위기라 들떠 있어 어딜 가든 집중하기 어렵다는 게 그 이유였다. 공기업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노모(32)씨는 “유난떠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이번 기회에 밀린 인적성검사 공부를 다 끝내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추석연휴를 기회삼아 하반기 취업 준비에 열을 올리는 이들에게 가족과 함께하는 풍성한 한가위는 없었다. 잡코리아·알바몬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성인남녀 5명 중 1명이 ‘혼자 추석을 보내겠다’고 응답했다. 이중 전체의 28%로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낸 집단이 바로 취준생이었다. 이어 대학생도 혼추족 전체의 12.7%를 차지했다. 가족, 친척 모임에 불참하겠다는 질문에서는 과반수가 넘는 취준생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현재 나의 상황이 자랑스럽지 못해서(26.8%)와, 취업 준비, 구직 활동(20.9%)이 꼽혔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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