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착취물로 협박도…원심과 같이 징역형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수강생인 여중생을 수십차례 성폭행하고 성착취물까지 만든 학원 강사에 대해 항소심에서 1심 형량이 유지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등법원 제주 제1형사부(재판장 이재신 부장판사)는 최근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위계 등 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12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10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 취업 제한, 5년간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위력에 의한 성폭력의 양형기기준을 보면 1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A씨는 지난 2023년 7~10월 한 학원에서 영어학원 강사로 일하며 수강생 B양을 차량과 숙박업소 등에서 40여 차례에 걸쳐 추행·간음하고, B양과 성관계 모습을 촬영해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학교 폭력과 가정불화를 겪으며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였던 B양에게 친절을 베풀며 신뢰를 쌓았고, B양이 자신에게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을 이용해 성관계를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B양이 A씨로부터 가스라이팅(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을 당해 성관계를 가졌다고 판단했다. A씨는 B양이 자신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하자 성착취물로 협박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A씨는 1심 재판과정에서 “위력을 행사하지 않았고, 진심으로 좋아했다. 연애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였던 피해자를 고립시키는 한편, 호감을 사면서 회유하고 압박해 결국 성관계를 거부할 수 없도록 했다”며 “단순히 심리적으로 길들이는 것뿐 아니라 성적 접촉을 거부하자 다그치는 등 위력을 사용해 가학적 성적 욕구를 충족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