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카타르 아시안컵 졸전의 책임을 지고 경질된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위르겐 클린스만이 자신의 경질은 '한국 문화' 때문이라고 또 책임을 전가했다.
클린스만은 6일 보도된 미국 뉴욕타임스 산하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경질과 관련해 "한국 문화에서는 누군가가 책임을 지고 비난을 받아야 한다"라며 "그들은 우리(코치진)에게 '싸움'에 대한 책임을 주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싸움'은 아시안컵 4강전인 요르단전 전날 있었던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을 말한다.
클린스만은 "우리는 아시안컵 준결승까지 진출했고 정말 기운이 났다"면서도 "우리는 평소처럼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젊은 선수 몇명이 자리에서 탁구를 치기 위해 좀 더 일찍 일어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 했다. 이어 "그러다 손흥민과 이강인 사이 몸싸움이 벌어졌다"며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몰랐고, 갑자기 대규모 싸움이 벌어졌다"고 했다.
클린스만은 "나를 가장 슬프게 만든 것은 그 순간 팀, 선수 개인 모두 아시안컵 우승을 위한 큰 기회를 잃었다는 것"이라며 "만약 그 싸움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우리는 요르단을 이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이저 트로피를 획득할 기회를 스스로 놓친 건 안타깝다. 그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클린스만은 감독 재임 시절 미국서 재택근무를 하는 등 시종일관 불성실한 태도로 논란을 샀고, 선수단 관리 실패, 아시안컵 대회 졸전으로까지 번지면서 결국 경질됐다.
클린스만은 "사람들은 제가 한국 생활 방식에 전혀 적응하지 못했다고 말하는데,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그러면 애초에 왜 외국인을 고용하느냐'는 것"이라며 "한국식으로 하고 싶으면 그냥 한국 감독을 선임하는 게 훨씬 쉬웠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클린스만은 요르단전 패배 이후 웃음을 보여 논란이 된 것에 대해서도 "한국에선 경기에 졌을 때 상대 팀을 축하하면서 웃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와 반대로)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은 태도가 달랐다. 매우 정중하고 친절했다. '감사하다'는 말도 했다. 이런 삶의 경험들이 축구의 전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