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최진실, 밀양 성폭행 피해자 도왔다”…20년만에 재조명
고 최진실.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2004년 발생한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에 대한 신상 폭로가 최근 온라인상에서 이어져 다시금 공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배우 고(故) 최진실 씨가 피해 여중생에게 당시 경제적 지원을 해준 사실이 재조명됐다.

6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004년 밀양 성폭행 피해자에게 도움을 줬던 최진실'이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됐다. 글에는 과거 최씨가 광고 모델을 맡았던 한 건설사로부터 품위유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3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했을 때 변호를 맡았던 강지원 변호사의 인터뷰 내용이 담겨 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최씨가 가정폭력의 피해를 입고 이미지가 나빠지면서 CF 출연 업체로부터 피소를 당하자 강 변호사는 최씨에게 무료 변론을 자청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 '형편이 어렵지도 않은 유명 연예인에 대한 특혜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고, 강 변호사는 결국 최씨에게 수임료를 받기로 했다.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피해자 A양의 법률대리를 무료로 맡고 있던 강 변호사는 이 수임료를 A양을 돕는 데 쓰기로 했다.

강 변호사는 2016년 6월 월간조선과 인터뷰에서 "(밀양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뒤 난리가 났다. 일단 (A양을) 피신시켜야 된다고 생각해 어머니와 딸 둘을 서울로 이주시켰다"며 "(그때 A양 가족은) 살림살이 없이 도망 나온 상황이라 먹고살 수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故최진실, 밀양 성폭행 피해자 도왔다”…20년만에 재조명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 44명의 신상을 모두 공개하겠다고 밝힌 유튜버의 영상 일부. [유튜브 채널 '나락보관소' 캡처]

이어 "내가 최진실 씨에게 (내게 줄 수임료 대신) 1000만 원을 준비하라고 해서 그중 500만 원은 성폭력상담소 지원비로 보내고 나머지는 피해자 어머니에게 보냈다. 최씨 역시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해 흔쾌히 응했다"고 말했다.

밀양 사건은 2004년 12월 밀양지역 고교생 44명이 울산 여중생 1명을 밀양으로 꾀어내 1년간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당시 가해자 중 10명이 기소됐지만 결국 한 명도 처벌을 받지 않아 국민적 공분을 샀다.

지난 1일 한 유튜버가 이 사건 가해자의 신상을 처음으로 공개한 이후 벌써 네 번째 가해자의 신상과 근황이 폭로됐다. 신상이 밝혀진 가해자들은 직장에서 해고되거나 임시발령 조치를 받는 등 후폭풍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