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성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 '한공주'(좌)와 해당 사건 피해자들을 비난한 A 경장을 비판하는 경남 한 경찰서 게시판 상황(우)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가해자가 백종원이 방문해 유명해진 경북 청도군 한 식당에서 일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과거 가해자들의 편에서 글을 올렸다가 이후 경찰이 된 이에 대해서도 비난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2~3일 경남 ○○경찰서 게시판에는 경장 A 씨를 비난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최근 1년간 게시글이 30여개밖에 없을 정도로 활성화되지 않은 게시판임에도, 2~3일 이틀 사이에만 A 씨를 비난하는 글 190여개가 등록됐다.

누리꾼들은 A 씨의 실명을 언급하며 "여기가 밀양 성폭행 가해자 옹호하셨다는 분이 다니는 곳 맞나요", "여기가 과거에 죄짓고 이름까지 개명한 사람이 경찰 하는 곳인가요? 위장술 아주 칭찬합니다" "밀양 사건 해명 부탁합니다", "아직도 경찰하고 있다는 사실이 대단하다" 등의 글을 남겼다.

'밀양 성폭행 사건'은 2004년 경남 밀양에서 일어난 일로 44명의 남학생이 1년간 여자 중학생 1명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가해자들은 1986년~1988년생 고등학생으로 알려졌다. 44명 중 단 한 명도 처벌을 받지 않아 전과기록이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 사건은 또 직접 가해자들 외에 일부 지역 경찰과 주민들까지 가해자를 옹호하고 피해자를 비난한 것도 문제가 됐는데, A 씨 역시 그런 사례였다. 당시 고3이었던 A 씨는 가해자 싸이월드 미니홈피 방명록에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 잘 해결됐나? 듣기로는 3명인가 빼고 다 나오긴 나왔다더만… X도 못생겼더니만 그X들 ㅋㅋㅋㅋ 고생했다 아무튼!"이라고 적었다. 해당 내용은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판받았다.

A 씨는 이후 성인이 돼 2010년 경찰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지금까지 경남 지역에서 근무하고 있다. 경찰이 된 이후 한 차례 이름을 바꾸고 가정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A 씨를 누리꾼들은 계속 추적하며 비판했다. 이에 이번에 사건이 재조명되기 전에도 ○○경찰서 게시판에는 A 씨를 비판하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던 상태였다.

A 씨는 자신을 향한 비판이 지속되자 2012년 사과문을 낸 바 있다. 그는 "고등학교 10대 시절 철 모르고 올린 글이지만 피해자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당시의 행동을 깊이 반성하고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A 씨가 재조명된 이유는 최근 유튜브 채널 '나락 보관소'가 밀양 성폭행 사건의 주동자 근황을 폭로했기 때문이다.

이 유튜버는 가해자 중 한 명이 청도군에서 식당을 운영 중이라는 사실과 함께 백종원이 맛집으로 소개한 사실도 함께 공개했다. 그러면서 "맛집으로 알려져 돈을 끌어모으고 있다. 해당 가게에서는 아르바이트생이라고 꼬리 자르기 한다. 주동자는 현재 돈 걱정 없이 딸을 키우고 있다더라"고 전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며 현재 해당 식당 리뷰에는 "여기가 강간범이 운영하는 식당이냐"라며 별점 1개를 매기는 '리뷰 테러'가 이어지고 있다.

해당 식당 관계자는 "아버지가 주동자 B씨를 고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범죄를 저지른 건 아니지 않나"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해당 식당은 운영 중이던 소셜미디어 계정을 닫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