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영·김민종 세차법인 ‘영차’ 설립
프리미엄 세차 브랜드에 대한 관심 증가
年 3.7조 시장 규모…대기업도 진출 저울질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어디 가냐고? 세차하러 간다. 내 차에 상처가 없어. 너 인마 상처받기 싫잖아. 차도 마찬가지야.” (세차장 CF 광고 중)
배우 이경영과 김민종이 지난 14일 세차장을 열고, 대대적인 광고에도 나섰습니다. 두 동업자가 직접 지분을 투자해 경기도 판교에 세차장을 오픈하고 법인도 설립했습니다. 법인명은 이전에 이경영 배우가 출연했던 영화 ‘내부자들’ 가운데 인기 대사를 따서 ‘영차’로 지었습니다.
두 배우는 수개월 전부터 개업을 준비하며 꼼꼼하게 현장을 챙겨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두 배우가 가급적 매장에 머무르면서 세차장을 관리한다는 계획인데요. 두 배우의 몸값을 생각하면, “프리미엄 세차시장이 그만큼 돈이 되는 거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최근 프리미엄 세차시장은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소위 ‘뜨는 시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세차라고 하면 손세차와 픽업세차, 셀프세차를 포함합니다. 이를 도합한 우리나라 프리미엄 세차사업의 시장규모는 연간 3조7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수입자동차와 슈퍼카 등 프리미엄 자동차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해마다 시장 규모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더불어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생)들이 차량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손 세차와 같은 프리미엄 서비스에 대한 지출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두 배우가 올린 세차장 홍보사진에도 메르세데스-벤츠와 롤스로이스, 캐딜락 등 수입자동차를 세차하는 모습이 등장합니다.
세차 브랜드 법인명을 젊은층에게 인기를 끌었던 영화대사에서 가져온 것도 젊은층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세차비용은 1만~1만8000원 정도입니다. 기본적으로 주유소에서 받게 되는 세차서비스가 5000원에서 0원(무료) 사이에 가격대를 형성하는 것을 봤을 때 가격이 제법 나갑니다.
실제로 시장이 커지다보니 다양한 참여자들이 들어오는 추세입니다.
HD현대그룹 계열사인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21년 일찌감치 프리미엄 세차 브랜드 ‘카샥샥’을 출시하고 프리미엄 세차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E1과 SK가스 등 다른 브랜드도 자사 이름을 내세운 프리미엄 세차사업을 영위하고 있죠.
자동차 용품업체인 불스원도 지난 2015년 처음 시작한 세차사업을 불스원 워시앤케어, 불스원 카케어, 불스원 스페셜티 등 이름으로 리브랜딩한 후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이름을 따게 될 경우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가 있다”면서 “고가의 수입차량을 프리미엄 세차에 맡기는 경우가 많아서, 대기업 이름을 딴 사업이 소비자들에게 주목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향후 세차시장에 대한 관심은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한 세차서비스 브랜드가 가맹서비스 규모를 집계한 바에 따르면 연간 가맹점 규모는 29%, 전체 매출액은 30%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언젠가 국내 순수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시장조사전문기관 GII가 예측한 글로벌 세차 서비스 시장 규모는 연평균 3.1%씩 성장하면서 2030년에는 386억1000만 달러(약 52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