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 리포트
“확전 제한적이지만 시장 불확실성은 커져”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이란이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 공격에 맞서 이스라엘을 상대로 보복을 감행하자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도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국제 유가는 최근 몇 개월 동안 빡빡한 수급 사정으로 상승했고, 인플레이션과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각국 중앙은행에는 골치 아픈 일이 됐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15일 리포트를 통해 "중동 전역으로의 전쟁 확전 가능성은 제한될 전망되나 이전보다 중동 관련 불확실성의 범위가 확장된 점은 부정할 수 없다"며 "단기적으로 유가와 금 가격에 반영되는 지정학적 프리미엄과 변동성은 보다 높아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공격은 이란의 확실한 보복 예고와 미국의 공습 가능성 경고 등으로 예상 가능했던 행보였다는 게 증권가의 진단이다. 이에 따라 유가와 금 가격도 지정학적 리스크를 미리 반영하며 지난주 달러 강세 속에서도 준수한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지난 1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장중 온스당 2400달러선을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유가도 올랐다.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0.45달러로 전날 종가 대비 0.71달러(0.8%) 상승했다.
이미 빡빡한 수급 사정으로 브렌트유가 이미 90달러를 넘은 국면에서 이란과 이스라엘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까지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란의 이번 보복 공격에 따라 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이란의 대응 이후 시장에서는 전 세계 석유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이란이 실제로 완전 봉쇄한 적은 없지만 2011년 말 석유 수출 제재에 대응해 해협 봉쇄 조치로 위협한 사례는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최 연구원은 당시 사례를 거론하며 "이는 유가의 단기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후티 반군과 같이 무분별한 봉쇄 조치가 발표되면 120달러 이상의 유가가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