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수익률 상위권 원자재 ETF
급등한 金값에 銀 찾는 투심…은 ETF 1위
中 경기 회복에 구리 값 들썩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금·은·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파죽지세 상승세를 이어가자 관련 투자상품도 이달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앞다퉈 금 보유량을 늘리면서 금값 상승 랠리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이달 들어 12일까지 ETF 수익률 상위 10위권(레버리지·인버스 제외)에는 은·구리 등 금속 원자재 관련 상품들이 휩쓸었다. 이 기간 KODEX 은선물(H)은 9.97% 올라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은 가격은 장중 28.60달러까지 뛰었다. 은 가격은 지난달 27일 이후 11거래일 연속 올랐다. 연초(23.95달러)와 비교하면 약 17.95% 올랐다.
금값도 고공행진 중이다. 금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9% 오른 2377.09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9일 경신한 사상 최고가를 이틀 만에 갈아치웠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금값은 올 들어서만 20번 가까이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15%가 넘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에 금 현물에 직접 투자하는 'ACE KRX금현물'과 금 선물 ETF 상품인 'KODEX골드선물(H)', 'TIGER 골드선물(H)' 등 모두 3%대 수익률을 냈다. TIGER 금은선물(H)도 4.6% 올랐다.
금·은 ETF의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건 금이 인플레이션 위험을 헤지하는 유용한 자산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특히 중동과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와 중국을 필두로 한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이 늘어나면서 금값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통상 은값은 금값에 연동해 오르는 특성이 있다. 올 들어 가파르게 오른 금값에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은으로 투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개인들의 매수 열풍 역시 금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올 들어 중국에선 물가 견인 자산인 돈육 가격이 반등하면서 실질금리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에 장기간 위축된 부동산과 주식시장, 비트코인에 대한 거래 단속으로 갈 곳을 잃었던 유휴 자금들은 은행에서 금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게가 1g에 불과한 금콩은 골드바 등처럼 가격대가 높지 않아 사회초년생 사이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산업향 수요가 큰 구리도 덩달아 뛰었다. 구리 투자 ETF인 ‘TIGER 구리실물’과 ‘KODEX 구리선물(H)’은 각각 7.62%, 5.26% 상승했다. 구리·알루미늄·니켈에 투자하는 TIGER 금속선물(H)도 4.95% 올랐다. 구리는 산업향 수요가 큰 특성 탓에 제조업 경기가 회복되는 구간에선 금보다 수익률을 앞서기도 한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은 명목 가격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실질 가격 기준에서 보면 온스당 2500달러까지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은과 구리에 대해선 "글로벌 최대 산업금속 소비국 중국의 제조업 경기는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며 "(최근 많이 오른) 금보다 은과 구리를 통한 알파를 노려볼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