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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선의 가격으로, 대체 불가능하게”…컬리가 ‘PB 상품’에 진심인 이유
서귀생 컬리 MD 총괄본부장 인터뷰
서귀생 컬리 MD 총괄본부장. 이정아 기자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지난 1년 5개월간 컬리에서만 한 시간에 50여 개꼴로 팔린 ‘양념 소불고기’가 있다. 품질 좋은 고기를 저렴하게 내놓으면서, 20대부터 40대까지 전 연령층 고객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은 자체브랜드(PB) 상품이다. 컬리가 매주 자체적으로 여는 상품위원회를 무려 5번이나 거쳐 6개월 만에 상품으로 출시됐다.

“큰 무기는 ‘컬리다움’…PB상품 기획도 깐깐하게”

“‘컬리다움’을 놓치지 않고 만든 PB 상품이죠. 컬리는 PB 상품도 기획부터 판매까지 성분, 맛, 안정성 등 다각도에서 엄격한 품질 기준을 적용해요. 제조사에 기획과 발주를 넣어 초저가 물량전을 하는 타 유통사 PB 상품과 차별화된 컬리 제품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서귀생 컬리 MD 총괄본부장은 11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컬리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신선식품, 축산, 가정간편식(HMR), 가공식품, 생활용품, 뷰티까지 컬리의 모든 상품 기획과 판매를 총괄하는 서 본부장은 컬리 PB 브랜드인 ‘KF365(컬리프레시)’, ‘KS365(컬리세이프)’ 상품 전체도 맡고 있다. 컬리는 2020년 4월 신선식품 구성의 KF365 브랜드 첫 선을 보이고, 이듬해 8월 비식품 상품군을 취급하는 KS365 브랜드를 추가 확대했다.

가장 높은 매출고를 기록한 컬리 PB 양념 소불고기. [컬리 제공]
품질 높은 상품, 최선 가격에…“할인율 높이는 최저가 마케팅 하지않아”

2015년 프리미엄 식자재 새벽배송으로 시작한 컬리가 PB 브랜드를 운영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컬리만의 축적된 노하우로, 품질을 타협하지 않는 선에서, 최선의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컬리는 높은 정상가에 할인율을 대폭 적용해 최저가로 보이게 만드는 판매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며 “깐깐한 기준을 통과한 엄선된 PB 상품으로 대체 불가능한 컬리만의 제품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색무취’한 PB 상품이 아닌, 컬리의 색이 드러난 합리적 가격의 PB 제품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컬리 PB 브랜드 상품은 기존 MD 상품과 마찬가지로 김슬아 대표가 참여하는 상품위에서 꼼꼼한 검증을 거친다. 40여 명이 참여하는 상품위 전에도 수차례 사전 상품 검증 절차가 있다. 기존 유통업의 패턴과 문법을 따르지 않고 성장한 컬리만의 철학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서 본부장은 “사전 상품위를 최소 4~5차례 거쳐야 해당 제품이 본 상품위로 올라가게 된다”라며 “때론 제조사나 팀 내에서도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할 정도로 내부 기준이 깐깐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컬리는 단순히 상품을 소싱하고 진열하는 유통 플랫폼이 아니다”며 “7년간 축적된 컬리의 큐레이션 역량은 PB 상품 기획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컬리 PB 상품 기획 판매 기준. [컬리 제공]
뒤꿈치에 실리콘이 4단 처리돼 쉽게 벗겨지지 않는 컬리 PB 페이크 삭스. [컬리 제공]
재구매율 87%…“PB상품, 수치 목표 세우면 고품질 어려워”

이러한 꼼꼼한 상품 기획 과정은 재구매율 수치로 증명된다. KF365 구매 고객의 재구매율은 무려 87.3%에 이를 정도로 굉장히 높다. 구매 고객 10명 중 8명이 같은 상품을 또 구매한다는 의미다. 이는 컬리 PB 미구매 고객의 재구매율보다 16%포인트 높은 수치다.

비식품 PB 제품인 ‘벗겨지지 않는 페이크삭스’는 출시 두 달 만에 3만 세트가 판매됐다. 단순 계산하면 하루에 500세트가 팔려 나갔다는 의미다. 상품 누적 판매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KF365, KS365 판매량은 약 2800만개로 전년 대비 약 61% 증가했다.

서 본부장은 “컬리에는 PB 상품 기획만을 위한 별도의 팀이 없다”라며 “MD 상품 기획 과정에서 PB 제품 아이디어를 자발적으로 제안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식자재나 상품이 유통되는 전 과정 이해도가 높은 MD들의 발언권이 자유롭게 보장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기업간거래(B2B) 방식으로 주로 거래되는 신선한 중란이 깐 계란 PB 상품으로 기획돼 판매될 예정인데, 이는 식자재 유통 구조에 대한 MD들의 높은 이해가 배경이 됐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컬리 PB 판매상품 수는 같은 해 1분기 대비 50% 늘었다. 서 본부장은 “당장 올해 PB 상품 가짓수 몇백 개를 채운다는 목표는 없다”라며 “목표 세우고 할당을 채우는 방식에 매몰되면 컬리만의 차별화된 고품질 상품이 나오기가 어렵다”고 했다. 다만 그는 “PB 상품은 기존 브랜드 선호도가 최소인 상품이여야 한다는 전제가 있지만, 이를 벗어나 성분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한 건강기능식품도 컬리만의 PB 상품으로 기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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