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 패한 전가람 우승상금 1억 받아

‘18번홀의 기적’ 아시안게임대표 장유빈, 연장 끝에 군산CC 오픈 역전우승
장유빈이 우승을 차지하자 아시안게임에 함께 출전할 조우영이 축하의 물세례를 하고 있다.[KPGA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국가대표 장유빈이 마지막 18번홀에서 믿기지않는 6.5m 파퍼트를 넣어 연장에 들어간 뒤 극적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4라운드 내내 선두를 달렸던 전가람은 아쉽게 2위에 머물렀다.

장유빈은 27일 전북 군산CC 토너먼트 코스(파72·7441야드)에서 열린 KPGA투어 군산CC 오픈 최종 4라운드까지 전가람과 20언더파 280타로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서 승리하며 정상에 올랐다.

올시즌 코리안투어에서 아마추어 선수가 우승한 것은 4월 골프존 오픈의 조우영 이후 장유빈이 두 번째다. 조우영과 장유빈은 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임성재 김시우와 함께 내달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골프대표로 출전할 예정이다. 장유빈은 아시안게임 이후 프로로 전향한다.

‘18번홀의 기적’ 아시안게임대표 장유빈, 연장 끝에 군산CC 오픈 역전우승
장유빈이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KPGA 제공]

막판 장유빈과 전가람의 불꽃튀는 대결은 흥미진진했다.

장유빈이 2번홀 더블보기, 3번홀 보기를 범하면서 한때 7타차까지 벌어졌지만 이후 장유빈의 무서운 추격전이 시작됐다. 장유빈은 7~12번홀까지 무려 6연속 버디행진을 벌이며 격차를 좁혔고, 15번홀 버디에 이어 16번홀(파5)에서 투온시도가 실패했지만 어프로치샷이 그대로 홀컵에 떨어지면서 이글을 잡아내 20언더파로 동타를 만들었다.

18번홀에서 다시 장유빈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세컨샷이 짧아 그린 앞 깊은 벙커에 빠졌다. 전가람 역시 그린을 놓쳤지만 퍼터로 공략할 수 있는 상황. 장유빈이 높게 띄운 볼은 핀을 지나 6.5m 거리에 멈췄다. 전가람은 퍼터로 핀을 노렸고 볼은 야속하게 홀컵을 돌아나왔지만 파는 어렵지 않은 상황이었다.

내리막 먼 거리 퍼트를 해야하는 장유빈으로서는 엄청난 부담감이 있었지만 이 퍼트를 성공시키며 연장전을 만들어냈다. 선배인 전가람은 퍼트를 넣은 뒤 후배 장유빈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리는 훈훈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곧바로 18번홀에서 치러진 연장에서 장유빈이 보기를 기록했고, 전가람이 보기퍼트를 놓치면서 장유빈의 극적인 역전우승 드라마가 완성됐다.

장유빈은 방송 인터뷰에서 “생각지도 못한 경기에서 우승해 기쁘다. 오늘 하루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고, 이번 우승을 계기로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성적 거두고 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9년 5월 휴온스 프로암 이후 4년여 만의 우승 기회를 놓친 전가람은 그러나 아마추어 선수의 우승에 따라 우승 상금 1억원을 받게 됐다.

전성현이 3위(14언더파 274타)에 올랐고, 강경남과 함정우, 박은신, 조민규, 옥태훈, 한승수(미국)가 공동 4위(13언더파 275타)에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