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글로벌전략회의 총연출 예년과 달리 간소하고 밀도있게 23일은 49번째 생일 ‘소박한 행사’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아주 특별한 6월의 넷째 주를 보내고 있다. 이 부회장은 21일 막이 오른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회의의 총 연출자다. 직접 회의를 주재하지는 않지만 주요 회의를 찾아 참관하고, 주제의 큰 줄기를 잡아주는 막후 역할자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지속성장을 담보할 수 없는 지금, 그룹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는 최고경영자로서 그의 어깨는 그 어느 때 보다 무겁다. 그래서 이번 전략회의는 그의 리더십을 확인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23일은 특히 그가 49번째 생일을 맞는 날이다. 50세가 내일 모레이다. 지천명(知天命)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삼성의 미래전략을 한번 더 고민하는 날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간소하고 밀도 있게…저성장 극복 방안 찾기= 삼성전자는 그룹의 미래를 여는 기업이다. 매년 20조원이 넘는 이익을 창출하는 그룹의 캐시카우다. 이 회사는 특히 지난해엔 세계적인 IT기업들이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는 가운데서도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기록해 전 세계 투자자들로부터 주목 받기도 했다. 그룹의 지속성장을 담보하려면 삼성전자가 꾸준히 캐시카우 역할을 해야 한다. 이익의 90%를 해외사업으로 벌어들이는 사업구조인 까닭에 글로벌 사업에서 승부를 봐야 하는 것도 물론이다. 따라서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던 해외법인장들과 각 사업부문 임원 및 팀장들이 한데 모여 세계시장의 흐름을 진단하고,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는 삼성전자는 물론 그룹 전체로 매우 의미 있고, 무게감 있는 행사임이 분명하다.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 등 각 사업부문 수뇌부가 총 출동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 6월 전략회의는 그러나 형식과 방법에 있어 예년과 다른 면이 있다. 간소하고, 밀도 있게 전개된다는 점이다. 예년에는 회의 참석임원이 400~500명에 달했지만 이번에는 100여명만 회의에 참석한다. 올해 초 CES(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같은 대규모 국제 전시회에서 여러 차례 교감했던 개발ㆍ마케팅 담당 임원 및 팀장, 글로벌 총괄 소속 임원들이 회의 필참 대상에서 빠진 때문이다. 사업부문별로 이틀이 걸렸던 회의기간도 하루로 짧아졌다.

세트(완제품)부문 전략회의는 21일 CE(소비자가전), 22일 IM(IT모바일) 등 부문별로 나눠 각각 부문장인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이 수원사업장에서 주재한다. 오는 28일에는 DS(부품) 부문 전략회의를 부문장인 권오현 부회장이 기흥사업장에서 주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꼭 필요한 인원만 참석해 컴팩트하면서도 밀도 있게 회의를 진행한다는 게 이번 전략회의의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다만,“하반기에는 예년처럼 최대 500명 규모로 전략회의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회의의 대주제는 올해도 저성장 시대의 해법 찾기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브렉시트 가능성에 따른 유럽경제 불안, 더딘 세계경기 회복, 이머징마켓 침체 등에 대응한 신 성장 동력 찾기와 각 사업부문별 마케팅 전략을 주제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 관계자는 귀뜸했다.

IM부문에서는 갤럭시 S7 시리즈의 판매 성과를 점검하고,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작인 노트 시리즈의 출시 시점과 글로벌 판매전략을 논의하는 자리가 있을것으로 예상된다. CE부문에선 리우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겨냥한 SUHD TV의 글로벌 판매 강화 방안과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스마트 가전의 외연 확대 방안이 회의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DS부문은 10나노급 미세공정의 기술우위를 강화한 혁신제품으로 시장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전략이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그룹의 미래를 짊어지고 불황의 파고를 뚫고 나가주기를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특히 CE, IM, DS 등 각 사업부문별 전략회의에 한 차례 정도 참관하거나 신임 사업부ㆍ지역총괄 임원들과는 별도의 만찬을 가지면서 격려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천명을 준비하는 49번째 생일=이 부회장은 23일 49번째 생일을 맞는다. 이날은 ‘지천명’을 준비하는 소박한 하루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해 전 생일날은 그에게 있어 가슴 뭉클했다. 그는 48번째 생일날이던 지난해 23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직접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의 이사장 자격으로서 그룹을 대표해 사과한 것이다. 이 부회장이 그룹을 대표해 기자회견장에서 육성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49번째 생일을 맞은 오는 23일 이 부회장의 공식 일정은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이전에도 가족행사가 있을 때마다 아버지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누운 삼성병원을 찾았던 전례를 감안할 때 이날도 역시 조용히 병문안을 다녀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부친 앞에서 당신 없는 2년 간의 경영활동을 회고하면서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자리를 갖고자 할지 모른다.

미래 먹거리 사업에 대한 중단 없는 고민과 미래를 꿰뚫어보는 통찰력, 열정의 도전정신을 강조했던 부친의 주문을 되새기는 하루로 생일을 보낼 것이란 관측이다.

윤재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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