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율 최고 9.9% 대부분 유지 금융상품 수익률은 바로 내려
#. 직장인 A씨는 지난 10일 증권사로부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0.25% 인하에 따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일부 금융상품의 수익률을 인하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전송받았다.
A씨는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종종 이용했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도 하향 조정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이와 관련해선 며칠이 지나도록 별다른 안내를 받지 못했다. 고객에게 주는 이자에 대해서는 ‘발 빠르게’, 고객에게 받는 이자에 대해서는 ‘더디게’ 움직이는 증권사의 행태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번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손 본 증권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오히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지난 2012년7월 3.00%에서 현재 1.25%로 절반이 넘게 떨어졌지만 34개 증권사 중 16개사는 이보다 훨씬 이전(2011년~2012년3월)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고객에게 주식 매수 자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현재 국내 증권사의 신용거래 이자율은 기간에 따라 평균 7.3%에서 최대 9.9%에 달한다.
융자기간별로 1~15일 이내일 경우 평균 이자율은 7.3%로 가장 낮다. 이후 융자기간이 120일을 넘어서면 이자율은 10%에 육박하며 가장 높아졌다가 150일을 넘어설 때 9%대 초중반으로 떨어진다.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빌리는 자금이 사용기간이 길지 않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각 사별 신용거래융자 이자율(15일 이내)은 5.0%에서 12.0%까지 제각각이었다.
특히 2011년부터 이자율을 손보지 않은 증권사들은 대체로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키움증권은 지난 2011년12월부터 이자율 12.0%를 적용하며 4년이 넘도록 업계 내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 625억원을 기록하며 주요 대형증권사를 제치고 관련 분야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2011년에 적용한 이자율을 고수하고 있는 KB투자증권, 메리츠종합금융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등도 9.0~11.7%의 이자율로 업계 내 상위에 들었다.
올 들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조정한 한국투자증권(7.4%)과 하나금융투자(6.5%) 단 2곳뿐이었다.
저금리 기조에 접어들면서 증권사가 속도를 내는 분야는 따로 있었다.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대다수의 증권사는 1억원 기준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을 1% 이하로 낮췄다.
투자자예탁금 이용료는 증권사가 고객예탁금을 사용하는 대가로 고객에게 지급하는 돈을 말한다.
이용료율이 1% 이상인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1.03%), 미래에셋증권(1.00%), 부국증권(1.00%) 등 일부에 그쳤다.
최근에는 기준금리 전격 인하에 따라 CMA 등 운용하고 있는 단기상품 금리를 일제히 하향조정했다.
삼성증권, 현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기준금리 인하가 발표된 후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기준금리 인하 폭(0.25%포인트)에 맞춰 CMA 금리를 연 1.10~1.15%로 내렸다.
업계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증권사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내릴 확률은 희박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증권사가 기준금리 변화를 굳이 신용거래융자에 연동시킬 인센티브를 찾지 못하고 있는 데다가, 금융당국 입장에서도 업권의 자율성 측면에서 일괄적인 금리 인하를 종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전문가는 “관심의 저변이 넓으면 그만큼 모니터링 기능이 활성화돼 시장의 상황변화를 즉각 반영하겠지만, 신용거래융자 경우 아직 이 같은 수준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돈을 공급하는 측(증권사) 입장에서는 ‘불만 있으면 쓰지 마’라는 식으로 우위를 점하며 편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영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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