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강남발 재건축 열기로 수도권 분양시장이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지방은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 지난 5월 발표된 가계부채관리방안과 함께 지방 주요 거점 산업이 위축되면서 재고시장은 물론 전세ㆍ청약시장도 타격을 받고 있어서다.
전세가격의 지역간 격차는 뚜렷하다.
14일 KB국민은행의 주간 시장동향에 따르면 강남(0.07%)을 포함한 서울(0.07%)을 비롯해 인천(0.05%), 경기(0.05%) 등 수도권은 장기간 상승세다. 반면 5개 광역시 중 대구(-0.07%), 울산(-0.02%) 등을 비롯해 지방(-0.01%)은 하락세로 전환했다.
매매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재건축과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매매ㆍ투자수요가 꾸준한 수도권(0.02%)과는 달리 5개 광역시(-0.01%)와 기타 지방(-0.04%) 각각 2주, 7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은 강남권 재건축 분양시장 영향으로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반면 지방은 지난 5월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강화되면서 주택매매 거래량이 급감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지방에 쏠렸던 투자수요가 수도권으로 이동한 영향이 적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수급상황에 따라 매매ㆍ전세가격의 출렁임은 다르지만, 지역적인 특성에 이른바 ‘큰 손’들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박천규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은 “지난해 지방에 공급이 늘어나면서 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것이 큰 요인”이라며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부동산 시장이 조정기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과 지방 주택시장의 간극은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방에 한해 초과공급과 대출 규제, 가격 상승에 따른 거래량 감소 등 악재가 산적한 탓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도시인 부산을 제외하면 거품이 급격하게 빠지는 현상은 2~3년간 지속될 것”이라며 “청약시장과 수익형 부동산 등 수도권 쏠림현상을 제외하면 지방 시장에서 부침은 심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후퇴기에 접어들었다는 근거는 거래량으로 유추할 수 있다. 실제 올해 들어 3월까지 지방 거래량은 광역시를 포함해 34.9% 크게 줄었다. 상승곡선을 그렸던 분양권 거래량도 전년 대비 31.1%나 감소했다. 미분양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지방 광역시 1~3월 인허가 물량은 2만1000만 가구로 전년 대비 59.1% 늘었다. 기타 지방은 6만3000가구로 41.8% 늘어난 상태다. 공급물량이 과도하게 늘어난 데 비해 수요가 없어 초기분양률은 큰 폭으로 낮아지고 있다.
쌓이는 물량도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하반기 지방에 공급될 물량은 6만7985가구다. 작년(8만7456가구)보다 -22.3% 줄었지만, 경기침체 영향으로 월별 분양 물량 편차는 커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지방 분양시장 분위기가 악화로 연기되는 사업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강태욱 우리은행 부동산자문위원은 “금리 영향과 심리적으로 당분간 보합을 유지하겠지만, 입주가 시작되는 2~3년 뒤에는 지방의 공급과잉 논란이 큰 문제로 다가올 수 있다”면서 “가계대출과 연관해 충격을 약화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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