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회계등 악습 그대로 외부감사등 대책마련 시급
모 공기업이 보수 성향 시민단체에 지원한 1억원을 해당 단체가 당초 목적인 청년 해외 연수 사업이 아닌 ‘천안함 폭침 북한 규탄 집회’에 사용한 정황에 대해 최근 경찰이 수사에 들어가면서 시민단체의 주먹구구식 회계 운영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최근 가열된 보수단체 우회 지원 논란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시민단체의 불투명한 회계와 자금 운영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는 게 단체 관계자와 관련 회계사들의 지적이다.
이들 전문가는 “이 같은 시민단체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 있는 투명한 회계기준 마련과 함께 시민단체에 대한 외부 감사가 의무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시민단체 회계가 불투명하다보니 횡령 가능성이 크고, 이에 정당한 방법으로 후원을 한 기업과 기관이 억울한 피해자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박두준 한국가이드스타 사무총장은 19일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시민단체들은 ‘좋은 일 한다’는 명분 아래 회계 업무에 관심도 없었고, 관련 기준도 애매모호하게 설정해 놓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미국의 경우 시민단체가 세금을 안 내는 혜택을 받기 때문에 조세정의 실현 차원에서 각종 공시에 엄격하게 하는게 이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수년간 비영리 시민단체의 회계 평가 업무를 해 온 공인회계사 주진환 씨도 “납세 의무가 덜하다는 이유로 감시받지 않았던 시민단체의 현실이 이런 논란을 낳게 됐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주 씨는 2008년 노동부(현 고용노동부)와 함께 시민단체의 회계 평가 업무를 맡으면서 이들의 장부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시민단체들이 계획서대로 지원금을 쓰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식이다. 장부들은 엉망이었다. 통장과 액수에 차이가 났고, 돈이 어디로 빠져나가는지 증명하지 못했다. 설사 증명을 한다고 해도 수백만원씩 뭉텅이 돈이 빠져나간 것에 대해 설명하는 자료는 간이영수증 뿐이었다.
주 씨는 “현장에서 가장 흔한 문제는 ‘지출 신고의 의무’와 ‘세금 납부의 의무’를 혼동하는 것”이라며 “세법상 간이영수증은 3만원 이상 허락되지 않는 만큼 어느 정도 체계가 잡힌 조직이라면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것은 ▷시민단체의 자율적이고 정확한 회계기준 마련 ▷외부적으로는 시민단체에 대한 철저한 감사였다. 박 총장은 “이 같은 모럴 해저드를 막기 위해서는 시민단체 스스로 회계기준을 만들고 외부 감사를 의무화해야 시민단체가 투명하고 건강해진다”며 “(시민단체에)돈을 낸 사람도 자신의 돈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만일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있으면 기부를 끊어야 억울한 피해를 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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