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업체 셈법달라 불협화음
서울시가 ‘2025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안’을 수립한 가운데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성에 대한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입주민과 업체 간 셈법이 다를 수밖에 없어 적용 가능한 단지들의 불협화음도 예상된다.
올 하반기부터 서울에서 지은 지 15년이 지난 아파트는 최대 3개층까지 높여 지을 수 있다. 서울시는 ‘세대수 증가형’ 단지가 관내 168곳으로 파악했다. 강남, 서초, 노원구 등 15층 내외 중층 아파트가 리모델링 완화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꼽힌다.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사업진행 속도가 재건축보다 빠르고 공사기간이 짧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재건축에 비해 일반 분양분이 적고, 기존 골조를 유지해 신평면을 적용할 수 없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조합 입장에서 확장 면적이 늘어나면 분담금이 줄지만, 건설사 입장에서 보면 큰 매력이 없는 사업”이라며 “사업성이 보장되지 않고 안정성 부담이 남아 잘해야 본전”이라고 잘라 말했다.
리모델링의 무게중심이 수익보다 주거환경 개선에 맞춰져 있다. 따라서 분담금은 재건축보다 낮지만, 미래가치를 높이기엔 한계가 있다. 시공사를 선정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도 있다는 의미다.
서울시는 용적률로 인한 사업성 15%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물음표는 여전하다. 중견건설사의 한 현장 관계자는 “기존 용적률이 200% 이상이라면 검토해 볼만 하지만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며 “업체 입장에선 고밀도 단지라도 용적률과 최고 층수를 높일 수 있는 재건축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입주민의 의견도 엇갈린다. 과천의 한 재건축 단지에 거주하는 신모(47)씨는 “부동산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집값에 민감해지면서 리모델링보다 재건축을 원하는 목소리가 많다”며 “강남발 재건축 여파가 컸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실제 재건축 연한 30년 등 규제 완화로 리모델링 단지들이 재건축을 택한 사례도 빈번하다. 강남발 재건축 성공 사례로 고분양가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서울시가 주장한 ‘서울형 리모델링’ 사업 연계와 내력벽 철거기준 등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성공적인 수직증축 사례가 아직 없어 입주민과 업체의 셈법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안정성 부담과 불투명한 사업성 등으로 건설사들이 리모델링을 추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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