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아이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안고 있는 숙제가 있다. 바로 포경수술을 해줘야 하는지이다. 심지어 신생아가 남아이면 태어나자마자 포경수술을 해주는 부모도 많다.
‘포경수술은 반드시 해야 하는 걸까?’ ‘한다면 몇 살쯤이 좋으며 장점은 뭘까’ 의견이 분분하다. 수술이 아이의 결정으로 진행되는 게 아니라 부모의 판단에 따라 이뤄지기에 더욱 그렇다.
남성의 성기는 포피라는 피부로 덮여 있는데 이 상태를 포경이라 한다. 이 포피를 제거하는 수술이 포경수술(음경꺼풀절제술)이다.
선천적으로 포피와 귀두의 일부분은 유착돼 있는데, 음경의 성장에 따라 자연적으로 조금씩 분리돼 자연포경이 된다. 서양인의 약 90%는 만 3세 전에 자연 포경이 이뤄지지만, 우리나라 남아는 만 3세까지 약 80%가 포경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포경수술의 필요성 논란은 과거 ‘음경암’ 발생 가능성 연구에서부터 최근 들어서는 성병, 특히 면역 결핍성 질환에 따른 이차 감염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후천성 면역결핍증 환자 증가로 인해 비 포경 시 음경 등에 대한 이차감염의 문제가 제기돼 포경수술이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실제 1970년대 미국에서 85% 정도 시행되다 반대 여론으로 60% 정도로 감소했던 포경수술은 최근 다시 증가해 80% 정도 시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반드시 포경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을까. 대전성모병원 비뇨기과 육승모 교수는 “발기를 해도 귀두 포피가 전혀 젖혀지지 않는 진성포경, 포피가 젖혀진 뒤 다시 되돌아오지 않는 감돈포경, 귀두와 포피에 염증이 재발되는 귀두포피염 등은 반드시 수술을 해주어야 한다”며 “반대로 요도가 음경 끝에 있지 않고 비정상적인 위치에 생긴 요도상열 및 요도하열, 거대요도, 함몰음경 등과 같은 음경기형이 있거나 림프부종 성향이 있는 신생아는 절대 수술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약 한다면 수술 시기는 아이가 어느 정도 수술의 필요성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초등학교 4~5학년 정도가 적당하다. 너무 어린 나이에 하는 포경 수술은 성인이 되면서 음경 피부가 부족해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성기의 발달 정도와 포피 탄력성을 파악할 수 있는 초등 고학년 이후부터 포경하는 것이 안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성기능과의 문제는 여러 의견이 분분하다.
음경포피가 성 감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간접적인 증거가 있지만 조루증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보고도 있다. 수술 방법도 중요하다. 수술은 크게 포피 전체를 잘라 버리는 방법과 포피의 피부하부 조직을 최대한 살리면서 피부만을 제거하는 방법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후자는 수술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성적 감각의 저하가 없고 남아 있는 포피 조직으로 음경의 두께를 최대한으로 구현해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신경의 손상이 없기 때문에 성감각도 떨어지지 않는다.
의학적 측면에서 포경수술의 가장 큰 이점은 요로감염의 예방이다. 포경수술을 한 아이보다 포경수술을 하지 않은 아이에서 요로감염이 10배 정도 많게 나타나며, 병원균이 포피에 전이 증식돼 발생하고 있다.
암 예방도 한몫 한다. 자궁경부암은 사람유두종 바이러스에 의해 야기된 성매개 질환과 관련이 깊고 포경이 자궁경부암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포경수술이 보편화된 유태계에서 여성의 자궁경부암 빈도가 낮고, 포경수술이 잘 시행되지 않은 나라의 여성에서 자궁경부암의 빈도가 높아 서로 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에 대한 정확한 관계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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