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계속되는 경기불황과 수익성 악화로 지난해 금융권은 대대적인 감원한파를 겪었다.
올해도 불황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금융권에서 공식적인 구조조정이 아닌 상시 구조조정 체제를 통한 ‘소리 없는 감원조치’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연감소분을 채우지 않거나, 실적 부진자를 파견 교육하거나, 전직지원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등과 같은 방법이다.
통계청의 ‘2015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 및 보험업 취업자는 4만8000명이 줄었다. 2009년 5만5000명이 줄어든 이래 가장 큰 규모다.
18개 산업군 가운데서도 금융 및 보험업 취업자 수 감소폭은 10만7000명 감소한 농림어업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구조조정과 희망퇴직 시행 등 슬림화 여파로 분석된다.
카드업계의 경우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감소를 이유로 지난해 말 대대적인 희망퇴직 바람이 불었다. 신한·삼성·롯데·하나·현대카드 등 5개 카드사에서만 401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카드사별로는 신한카드가 177명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카드가 112명으로 집계됐다. 이어 롯데카드(60명), 하나카드(45명), 현대카드(7명) 순이다. 신한·삼성·하나카드는 지난해 말 진행한 희망퇴직이나 전직 지원 프로그램의 여파가 크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초 롯데 멤버스 분사, 현대카드는 자연 감소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이같은 구조조정 바람은 여전히 진행중으로 알려진다. 다만 공식적인 것이 아니라 소리없이 진행될 뿐이다.
삼성카드의 경우 희망퇴직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시 휴직ㆍ전직지원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언제든지 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는 것이다.
보험업권은 전체 임직원 수가 2013년 9월 6만4314명에서 지난해 9월 6만240명으로 6.3%(4074명) 줄었다. 2년 사이 생보사 임직원이 3212명, 손보사는 862명이 회사를 떠났다.
최근 성장성 둔화와 수익성 악화 우려감이 커지자, 고질적인 인사적체 문제를 해소하고 닥쳐올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사들이 대대적인 인력감축에 돌입한 결과다.
지난해 메리츠화재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해 전체 임직원 중 약 15.8%에 달하는 406명이 회사를 떠났다. 현대라이프생명도 전체 500여명 중 5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아 40여명을 감축했다.
2014년에는 희망퇴직자만 2000명이 넘었다. 교보생명이 15년차 이상 직원을 상대로 480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삼성생명도 전직지원·희망퇴직 등을 통해 1000여명에 달하는 인력이 감축됐다. 한화생명은 두 차례에 걸친 희망퇴직으로 840명을 내보냈다.
한데 문제는 이같은 구조조정이 상시 구조조정시스템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대외적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선언하지 않는 대신 저성과자 교육프로그램, 휴직·전직 지원프로그램 등으로 업무성과가 부진한 직원들을 정리하는 간접적인 인력구조조정이 동원되고 있다. 감소한 인력을 충원하지 않는 것도 일종의 감원 방법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공식적인 희망퇴직은 위로금 등의 비용이 들지만, 간접적인 방법은 비용이나 기업 이미지 면에서 더 유리하다”면서 “이를 위한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 한화, 교보 등 대형 보험사들의 대부분은 직무향상 프로그램이나 전직프로그램을 상시 가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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