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자동차보험료 인상은 4.13 총선 이후에나…’

자동차보험이 ‘만성 적자’ 신세 임에도 대형 보험사들이 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압박 때문에 선뜻 보험료 인상 대열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일부 대형사들이 선거가 끝난 후에나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으로 소비자물가지수에 포함된다. 때문에 서민의 삶에 밀접한 보험료 관련 사항은 선거철에 민감한 이슈다.

일부 중소형사는 자동차보험료를 이미 인상했지만 대형사들이 아직 손을 대지 못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다.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심각하다는 이유로 보험료를 잇달아 인상해왔다.

지난해 7월 AXA손해보험, 9월 메리츠화재가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했으며 11월에는 한화·롯데손해보험, 흥국화재도 이에 동참했다. 12월에는 더케이·MG손해보험도 보험료를 올렸다.

이어 현대해상은 올 초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2.8%, KB손해보험은 이달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와 택시 등 영업용 자동차 보험료를 각각 3.5%, 3.2% 인상했다.

하지만 시장점유율이 각각 28.2%와 19%에 달하는 삼성화재와 동부화재 등은 아직까지 인상 대열에 합류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의식한 정치권의 보이지 않는 압박이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선거철 무렵에 손보업계의 정치권 눈치 살피기는 어제 오늘 있는 일이 아니다.

지난 2012년에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자동차 보험료가 전사적으로 약 3% 인하된 바 있다.

당시 당국은 “2010년 말 자기 차량 사고의 수리비 부담을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꾸는 정책 덕에 수익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라며 보험료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 대선을 앞두고 한차례 더 자동차 보험료 인하가 추진됐지만 경영 악화를 이유로 추가 인하는 무산됐다.

손해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대형사가 일제히 보험료를 올리면 영향이 크다”면서 “정치적 이슈가 있는 시기에 보이지 않는 제3의 손이 작용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는 “손해율을 무시하고 보험료를 인하하면 그 여파가 2~3년간 지속된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7~78%로 알려졌으나 보험사들의 평균 손해율은 지난해 88.0%(잠정치)를 기록했다.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86.8%, 88.3%에 달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2013년 9415억원, 2014년 1조1017억원, 지난해 1조1100억원 등의 손해를 입었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의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것보다 수익성 보전이 중요한 상황이란 점에서 총선 이후 상위사들부터 보험료를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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