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속됐다 석방’ 피해자에 최근 10년간 3027억원 보상 - ‘檢 무리한 기소’ ‘法 판단착오’ 지적 뒤따라
[헤럴드경제=양대근ㆍ김현일 기자] 형사보상금은 구속됐다가 재판에서 무죄 판결로 석방된 사람에게 국가가 지급한다. 구금이나 형 집행 등으로 입은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1959년 처음 시행됐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배후 조종했다는 일명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949일간 구속됐던 김대중 전 대통령도 24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고 서울고법으로부터 9490만원의 형사보상금 지급 결정을 받아낸 바 있다. 구금 1일당 10만원으로 보상액이 책정된 결과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형사보상금으로 나간 돈은 2000년대 20억~60억원을 기록하다가 2009년 처음으로 100억원을 넘어섰다.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받았던 이들이 2008년 이후 재심에서 잇따라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그 규모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
2014년 852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지급액은 지난해에 509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최근 4년간 꾸준히 500억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2006년부터 10년간 총 지급액만 3027억원에 달한다.
보상급 지급기준도 조금씩 높아졌다.
1988년 당시 형사보상법 시행령은 보상금의 상한을 하루 1만5000원으로 규정해 그 이상을 초과 지급할 수 없도록 했다. 그러나 1992년부터 보상금 한도는 하루 최저임금액의 5배로 법이 바뀌었다.
만약 2014년 구금됐다가 올해 무죄판결을 받아 풀려났다면 2016년 일급 최저임금 4만8240원을 적용해 그의 5배인 24만1200원을 구금 1일당 보상금으로 받을 수 있다.
단 무죄재판이 확정된 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 무죄재판이 확정된 때부터 5년 이내에 보상금 지급신청을 해야 받을 수 있으며 본인이 허위자백을 했다면 보상대상에서 제외된다.
당사자가 사망했더라도 상속인이 보상급 지급을 대신 청구할 수 있다.
유신정권 시절 대표적 공안조작 사건인 1차 인혁당 사건에 대해 지난해 대법원이 재심 무죄를 확정하면서 서울고법에 형사보상 신청이 접수됐다. 그 결과 법원은 국가의 불법 구금으로 피해를 입은 생존자와 유족 등 19명에게 총 7억5000만원을 형사보상하라고 지난달 결정했다.
1975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돼 옥살이를 했다가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고(故) 성유보 전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장의 유가족들도 지난 18일 법원 결정으로 9371만원을 보상받게 됐다.
이처럼 형사보상금 지급액은 피고인에 대한 수사기관의 기소나 법원의 판단이 적정했는지 판단하는 간접적인 기준이 된다. 형사보상 결정이 잇따르는 것은 그만큼 과거 수사기관과 법원 판단에 문제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보상금 지급을 낮추기 위해 검찰이 무조건적인 기소를 지양하고 수사나 증거 수집 단계에서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검찰과 법원이 형사보상금 지급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으려 피고인의 조그만 혐의라도 찾아 유죄를 선고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폭행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은 피고인의 한 변호사는 “일부 판사나 검사들이 자신들의 실수를 덮으려 하거나 보상금 지급을 피하려고 피고인의 여죄를 찾아 집행유예라도 선고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