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일본 정부가 18일까지 진행된 새 고등학교 교과서 검정에서 ‘한국이 독도를 불법점거하고 있다’는 일방적인 주장을 싣지 않은 출판사에는 사실상의 수정 지시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교과서 검정 결과 자료에 의하면, 시미즈(淸水) 서원은 고교 현대사회 교과서 검정 신청본에서 독도 문제에 대해 애초 “한국과의 사이에는 시마네(島根)현에 속한 다케시마(竹島ㆍ독도의 일본식 명칭)를 둘러싼 영유권 문제가 있다”고만 서술했다.

이에 대해 문부과학성은 “생도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이라며 “현재 상황과 평화적 해결을 향한 우리 나라의 노력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검정 의견을 붙였다.

그 결과 검정을 통과한 수정본에는 “(일본) 정부는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어 영유권을 국제사법재판소에 수탁하는 등 방법으로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또 제1학습사의 ‘지리 A’ 교과서 원문은 “한국과의 사이에 다케시마 영유권 문제가 걸려있다”고만 기술돼 있었다.

이에 대해 문부성은 검정에서 역시 “생도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이라며 “다케시마의 현재 상황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검정 의견을 냈다.

결국 수정본은 “일본의 영토인 다케시마는 한국에 점거되어 일본은 국제법에 따라 평화적인 해결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로 고쳤다.

문부성의 지적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해당 출판사가 만든 교과서는 검정에서 불합격돼 폐기될 수 밖에 없다. 결국 일본 정부가 ‘한국의 불법점거’ 기술을 출판사에 강제한 것이나 다름 없는 것이다.

이같은 독도 문제에 대한 일본의 강경한 검정으로 인해 이번에 검정을 통과한 고교 지리 교과서에는 대부분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표현이 들어갔다.

데이코쿠(帝國) 서원의 지리 교과서에는 “1952년부터 한국이 일방적으로 다케시마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해양경비대를 배치하고 등대와 부두를 건설하는 등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고 적었다.

도쿄서적의 지리 교과서도 “일본해(동해) 상의 다케시마는 일본의 고유영토이지만 한국에 의해 불법으로 점거되고 있어 일본은 이에 대해 항의를 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또 문부성은 국제사법재판소에서 논의하자는 일본의 요구에 한국이 응하지 않은 점도 기재토록 했다.

제1학습사는 문부성의 지적에 따라 정치ㆍ경제 교과서에 “다케시마 영유권의 해결을 향해 일본은 국제사법재판소에 수탁하는 것을 한국에 수차례 제안해왔지만 한국은 이를 계속 거부하고 있다”는 내용을 수정본에 추가했다.

제1학습사와 시미즈서원의 현대사회 교과서에도 국제사법재판소 관련 내용이 원문에 없었다가 문부성 지적에 따라 추가됐다.

한편, 이번 검정은 일본 정부가 2014년 1월 ‘중고교 학습지도요령’과 ‘고교교과서 검정기준’을 통해 독도에 대해 ‘한국에 의한 불법 점거’ 등의 표현을 사용하고, 주요 역사적 사실 등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이나 최고재판소 판결을 기술하도록 한 이후 고교에 대해 처음으로 적용된 것이다.

이런 기준에 따라 검정 심사를 통과한 고교 사회과 교과서 35종 가운데 27종(77.1%)에 “다케시마는 일본의 영토”,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표현이 들어갔다.

2012년 검정한 2013학년도 사용분 교과서에는 39종 가운데 21종(53.8%)에서 독도 영유권을 주장했던 만큼 일선 학교에서 독도 영유권 주장 교육이 대폭 강화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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