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행원 초임깎고 연봉조정 바람성과주의 금융개혁 고용안정 위협핀테크등 확산에 인력감축 현실화
신임행원 초임깎고 연봉조정 바람 성과주의 금융개혁 고용안정 위협 핀테크등 확산에 인력감축 현실화
‘5000만원이 넘는 초임 연봉과 연공서열에 의한 안정적인 직장…’
화이트칼라의 대표적 선망 직종으로 꼽히던 은행원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성과주의를 대표로 한 정부의 거친 금융 개혁의 파고에 호봉제 기반의 연공서열형 구조는 곧 깨질 판이다.
저성과자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해고를 통한 구조조정의 길을 터놓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으며, 신입행원들의 연봉을 깎는 방안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신입행원들의 연봉을 낮춘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은행원 전반의 급여 수준을 조정하겠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어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은행원 위상의 추락은 비단 급여의 문제 만이 아니다. 핀테크를 기반으로 한 비대면 거래의 활성화는 곧 점포 기반의 은행 영업 구조의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번호표를 손에 쥐고 창구로 달려오는 고객을 상대하는 수많은 은행원들이 수년 내에 새로운 업무에 적응해야 할 시기가 머지 않았다.
▶ 제조업에 비해 높아도 너무 높은 은행원 연봉…10명 중 6명이 연봉 5000만원 이상= 은행원들의 위상을 지탱했던 가장 힘은 다름아닌 높은 임금이다. IMF 외환위기 당시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은 뒤, 노동조합을 달래기 위해 금융권이 앞장서 임금 인상을 주도하면서다.
실제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15년 기준 금융인력기초통계에 따르면 은행원들 가운데 연봉이 5000만원을 넘는 이들의 비중은 60.9%에 달한다. 연봉이 1억을 넘는 고연봉자의 비중도 20%였으며, 7500만원에서 1억원 사이의 비중도 21.9%에 달한다.
급여 수준히 상당히 낮은 무기계약직 및 영업점에서 근무하는 창구 텔러들의 연봉이 합산된 통계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런 임금 수준은 국내 일반 대기업에 비해서도 높은 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대기업 대졸 정규직의 초봉은 4075만원이다.
▶ 신입행원 초임 깎고, 올해 연봉도 동결…성과주의 도입 논의 당기는 은행 경영진= 역대 최저 수준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순이자마진이 급락하는 등 은행들은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원들에 대한 고임금 구조는 결국 은행업 전반의 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대목. 결국 은행권 사용자 모임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4일부터 가동키로 했다. 이 기구를 통해 사용자협의회는 올해 임금을 동결하고, 신입행원들에 대해선 초임을 깎기로 했다.
국내 시중은행의 대졸 초임연봉인 연 5000만원의 수준은 일본의 원 214만원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다는 것이 사용자협의회 측의 주장이다.
또 현재 연공중심의 호봉제가 은행 임금을 비정상적으로 높이는 요인이라 보고, 성과와 능력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는 성과연봉제의 도입을 연내 도입할 계획이다.
동시에 직무능력과 성과가 현저히 부족한 저성과자 직원에 대해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취업규칙에 반영해야 한다 주장하고 있다.
하영구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장은 “은행권의 현행 임금 및 보상체계, 고용구조 및 노동 관련법은 고도 성장 당시 제조업 위주의 산업구조에서 정착된 것으로 이제는 개편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 은행 거래 88%가 비대면…은행 점포의 위기= 은행의 수익성과 인건비가 비례하지 않게 된 건 이미 오래 전 부터다. ATM(자동화기기)의 도입과 인터넷뱅킹의 확대, 핀테크의 확산에 따른 비대면 거래가 은행 거래의 절대 다수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중 국내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비대면거래를 통한 입출금 및 자금이체 업무처리비중이 88.7%를 기록했다. 이처럼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2014년 12월 중 11.6%였던 대면거래 비중은 지난해 12월 중 11.3%까지 떨어졌다. 1년에 은행 창구를 단 한번도 이용하지 않는 고객들이 상당수일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통계에 기반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멀지 않은 미래에 은행원들 상당수가 구조조정에 직면할 것이란 우려가 많다. 이는 이미 은행 창구의 축소로 현실화되고 있으며, 축소된 점포만큼 인력도 줄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국내은행들은 희망퇴직과 명예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에게 총 1조5000억원의 퇴직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정순식 기자/
su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