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중국의 경기부진 우려로 연초 세계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해 신흥국의 연쇄적인 통화가치 절하가 나타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중국발 금융불안이 제2차 글로벌 통화전쟁의 서막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일본과 유럽연합(EU)는 경기부진 탈피를 위해 통화약세를 용인할 가능성이 높으며 중국과 인도 등 경기부양이 필요한 신흥국은 물론 브라질, 러시아와 같은 자원 수출국들도 평가절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글로벌 환율전쟁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될 경우 지난해 수출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우리의 수출여건은 더욱 악화돼 경기회복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기부진 우려는 2016년 첫 월요일인 지난 4일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 글로벌 주가를 폭락시켜 ‘블랙 먼데이’를 연출한 데 이어 주 중반에도 중국 경제불안 우려와 유가 하락, 중동 불안 등이 가시지 않으면서 계속적인 불안양상을 보였다. 특히 중국의 금융불안 속에 위안화 가치도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위안화 절하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8일(현지시간) 중국 정부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절하 압력을 받고 있으며, 절하폭이 최대 10~15%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위안화 절하는 수출품의 가격을 낮춰 중국 기업의 수출경쟁력을 높이게 된다.

이와 함께 EU도 부진한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양적완화를 지속할 가능성이 있으며, 일본도 경기회복을 위해 통화완화를 지속하면서 통화약세를 용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이 위안화 가치절하에 나설 경우 유로화와 엔화의 추가약세 가능성이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이지만 유럽연합과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은 물론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거대신흥국, 자원수출국 등이 대거 금리를 인하하면서 통화전쟁이 재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해외 투자은행(IB)들의 컨센선스로 볼 때 자원의존도가 높은 국가 가운데 호주를 비롯해 브라질, 러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등 주요 신흥국들이 금리인하를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원자재가격 약세로 경기방어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고정환율제(페그제)를 유지하는 국가들은 달러 강세의 부담을 피하고 유가하락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평가절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카자흐스탄, 시리아, 알제리, 이란 등은 이미 지난해 평가절하에 나섰고, 사우디아라비아나 카타르 등 기존 환율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국가들 중에서도 평가절하 또는 페그제를 포기하는 사례도 나올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문박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국 금리인상이 더딘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점도 각국 통화완화의 여지를 높여주는 부분”이라며 “경쟁적 통화완화와 그 이면에 숨어 있는 환율전쟁은 2016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통화전쟁은 미국을 제외한 각국의 경기상황이 그만큼 취약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면서 동시에 자국 통화가치의 하락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향상시킴으로써 ‘불황을 수출’하려는 전략이다. 지난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계기로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의 경쟁적 통화절하로 1차 환율전쟁이 나타났다면 이제 2차 환율전쟁이 예고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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