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을 처음 방문하면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걱정스레 묻는 분이 적지 않은데, 사실 베트남 현지에 있으면서 그런 걱정을 하는 경우는 없다. 지금 베트남 사람들의 머릿속에 한국은 닮고 싶은 또는 배우고 싶은 나라로 자리매김할 정도로 한국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분위기가 대세다. 이러한 분위기는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경제성장 신화의 이미지와 함께 실질적으로 한국이 베트남의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2015년 3분기를 기준으로 한국은 4700여개 프로젝트, 433억8200만달러를 베트남에 투자해, 일본과 싱가포르를 누르고 베트남 내 1위 해외투자국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무역에서도 한국은 베트남의 2위 수입대상국, 4위 수출대상국으로 주요 무역파트너국이다.
또한 베트남의 1위, 2위 수출품목인 휴대폰과 섬유 및 직물제품의 주요 생산기업이 바로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며, 이들 기업들이 고용한 베트남인들이 7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활발한 경제적 교류가 한국과 베트남을 더욱 긴밀하게 묶고 있으며, 미래 지향적인 파트너의 나라로 한국을 인식하게 하고 있다.
물론 한국에도 베트남은 중요한 파트너 국가다. 2015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베트남은 중국(홍콩 포함), 미국에 이어서 한국의 3대 투자진출 및 수출 대상국으로 부상했다.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일본을 추월해 베트남이 한국의 3대 수출대상국이 됐다.
이런 베트남이 최근 또 다시 주목받고 있다. TPP 회원국 중에 가장 큰 수혜를 볼 수 있는 나라로 지목받았기 때문이다. 베트남에 기투자를 했던 기업의 주식이 TPP 타결 시점에 상한가를 치는 일도 있었다. 이제 베트남에 공장을 두고 있다는 점이 기업 경영활동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시장이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베트남도 약점은 있다. 부품소재 산업이 미약해, 수출을 위해서는 해외로부터 부품이나 소재를 수입해야 하는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에 일본, 한국 등 타 제조업 선진국에 협력을 호소하고 있다.
이는 한국에게는 기회이자 위협이다. 단기적으로는 부족한 부품소재 분야로의 수출을, 장기적으로는 베트남 국내기업과의 밸류체인을 구축할 수 있도록 기술협력 및 투자진출을 모색해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전략을 구사하는 국가가 한국 이외에도 많다는 것이다. 타 국가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기업 혼자만으로, 또는 정부 차원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업과 정부가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대처해야만 이 기회를 발판으로 제 1 파트너국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변하지 않는 한가지로 만가지 변화를 대처한다.(以不變 應萬變)’ 베트남의 정신적 지도자인 호치민 전 주석의 말씀이다.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한국에게 베트남은 많은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변하지 않는 한 가지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금 베트남은 중요한 파트너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