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결국 선거구도 알지 못한 채 총선 후보에 등록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여야 지도부 막판 회동도 빈손으로 끝나면서 룰도 정하지 못한 채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15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지역구가 어딘지도 모른 채 후보자로 등록해야 하는, 앞뒤 안 맞는 현실이다. 선거 운동을 위해 예비후보자 등록을 허용하지만, 정작 선거구가 확정되지 않았으니 어디서 운동을 해야 할지 알 수 없다. 초등학교 반장선거보다 못한, 국회의원 총선의 현주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15일부터 3월 23일까지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을 접수한다고 13일 밝혔다. 예비후보자 등록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 일정한 범위의 선거운동을 허용하는 절차다. 현역 의원보다 이름값이 떨어지는 정치신인에게도 사전에 본인을 알릴 기회를 준다는 취지에서다.
총선출마 기탁금 300만원을 내고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면, 선거사무소를 설치할 수 있고 간판ㆍ현판ㆍ현수막을 내걸 수 있다. 3명의 선거사무원을 둘 수 있으며, 1억5000만원까지 정치자금을 모을 수도 있다. 명함 배포가 어깨띠 등도 허용된다. 문제는 선거구 획정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야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적용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불과 이틀 앞둔 지금까지 선거구를 획정하지 못했다. 선거 운동을 허용하면서도 정작 후보자들은 출마 지역의 정확한 선거구를 알지 못하는 웃지 못할 현실이다.
지난 12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막판 회동에 나섰지만, 2시간 가까이 이어진 회동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여야 지도부에서도 합의가 무산되면서 실무업무를 담당할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도 합의가 어렵게 됐다. 사실상 지도부에 결정 권한을 위임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선거구 획정을 담당할 정개특위 활동 기한은 15일로 종료된다.
지역구 의석을 7석 늘리고 비례대표 의석을 7석 줄이는 데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줄어든 비례대표 의석 수 만큼 비례성을 강화할 보완책을 넣어야 한다는 야당의 입장이 확고하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그 예다. 새누리당은 집권여당의 과반 의석을 차단할 제도라며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평행선이다.
협상이 난항을 겪어도 이미 사실상 총선 선거운동에 돌입한 현역의원에겐 불리할 게 없다. 결국, 피해는 새롭게 정치권에 도전할 정치신인들이다. 당장 선거구가 명확치 않으니 선거사무소를 어디에 설치해야 하는 것부터가 혼란스럽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15일까지 여야 간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 주장했다. 정 의장이 중재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