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만원도 붕괴, 고점대비 반토막 시장가, 장부가보다 20%이상 낮아

거래는 거래 양측 모두 ‘내가 이익’이라는 판단이 들 때에만 성사된다. 호가(부르는 가격)와 체결가(실제 거래되는 가격)의 격차가 존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려는 사람은 싸게, 팔려는 사람은 비싸게 팔고 싶다. 기본이다. 양측의 기대치가 격하게 상이할 경우 계약은 성사되지 않는다. 그래서 시장은 늘 시끄럽다.

오는 21일 본입찰을 앞둔 대우증권의 매각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고심이 깊어진 측은 대우증권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쪽이다. 지난 14일 종가 기준 대우증권의 주가는 9860원을 기록했다.

올해 고점이었던 4월 23일(1만8550원)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최근 10년 대우증권의 주가를 보더라도 현 주가는 역사적 저점 수준이다. 그런데 장은 열렸고, 산업은행은 대우증권을 팔겠다고 선언해둔 상태다.

산업은행 측은 예민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의 주가와 매매가는 전혀 별개다. 대우증권 주가가 떨어졌다고 매매가격이 떨어질 것이란 기대는 애당초 말이 안된다”며 “시가대로 매각한다면 왜 그 비싼 돈을 들여 회계상 적정 가격을 산정하겠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모두 넘기는 것이다. 주가와는 무관하다. 내부 기준이 있기 때문에 본일찰 결과를 확인한 다음 이사회를 열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사려는 측이 기대하는 가격 수준이 낮아졌다는 점이다. 대체로 근거는 대우증권의 주가 하락이다. 현재 대우증권 매각 본입찰에 참여할 곳은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금융지주 등 세곳이다. 저가 입찰 우려도 나온다.

입찰사 A사 고위 임원은 “매입가 산정에는 여러 요소가 있다. 시가 역시 빠질 수 없는 요소다. 인수 의지는 상당히 강하지만, 그렇다고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으로 비딩(입찰)에 참여치는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입찰사 B사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이번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다른 곳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개혁 차원에서라도, 이번 입찰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증권 지분(43%)의 한주당 장부 가격은 1만2440원이다. 시가는 9860원이다. 시장가격이 장부 가격보다 20% 넘게 하락해있는 셈이다.

장부 가격 이하로 산업은행이 대우증권을 팔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입찰가 최하단은 1조77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과 미래 영업이익 가치, 증권업종 전망 등을 고려하면 최저 2조원 이상에서 입찰가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은 올해가 가기전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홍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