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정부와 금융당국이 14일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여신(주택담보대출) 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가운데 대책안에는 집단대출 규제부분이 빠져 있어 논란이 될 전망이다.
집단대출 연체율이 낮아지고 있는 등 상대적으로 건전성이 확보돼 있긴 하지만 올 들어 3분기까지만도 대출잔액이 지난해에 비해 3조 1000억원 가량 늘어난 104조 6000억원에 이르는 등 가파른 증가세로 가계부채를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정부와 금융당국이 발표한 가이드라인에는 집단대출에 대한 규제가 빠져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집단대출은 담보주택이 없는 상태에서 주택도시보증공가등의 보증서나 시행사ㆍ시공사 연대보증을 고려해 대출이 이뤄지는 등 대출구조가 일반가계 주택담보대출과 다른 점을 감안해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집단대출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집단대출과 관련해 “대출을 받는 가계의 상환 능력 평가를 보다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집단대출은 건설사 보증으로 DTI 등 개인 상환 능력을 따지지 않고 아파트 중도금 등을 빌려준다. 지난 9월 기준 분양 중도금 집단대출 잔액은 41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9조1000억원 증가했다.
예년 연간 평균 증가액이 2조~3조원인 것을 감안할 때 최근 대출 증가 속도는 매우 빠른 상황이며 실질적으로 가계 부채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송인호 KDI 연구위원은 “현재의 집단대출은 시공사의 보증을 전제로 총부채상환비율(DTI)의 규제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금융회사가 집단대출에 대해 개인의 상환능력 여부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할 필요성이 없어 가계부채와 관련한 불확실성을 앞으로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중도금 집단대출이 개인대출로 전환되는 시점에 주택 수요여건이 악화된다면 집단대출의 부실 가능성은 더욱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 역시 최근 급증한 아파트 집단대출이 가계부채를 줄이는 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 위원은 “내년에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더라도 아파트 분야의 집단대출 증가 규모를 감안하면 앞으로도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찮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위기 이후 2012년에 0.95%였던 집단대출 연체율은 2013년 12월에 1.99%까지 올랐다.
그러나 2015년 9월 현재 집단대출 연체율은 0.53%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집단대출의 건전성이 증대됐음을 지적한다. 김 위원은 “건설사 등 사업자는 저금리의 중도금대출 조달이 어려워지면 제2금융권 등을 통해 더 높은 금리의 중도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수요자들의 금리 부담은 높아진다”고 말했다.
손병두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집단대출에 새로운 금융규제를 도입할 경우 건설회사, 부동산 등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은행 스스로 리스크 관리를 하도록 하는 한편, 국토부ㆍ기재부 등 관계기관과 주택시장 동향을 모니터링 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